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홈런만큼 값진 슈퍼 캐치였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재현이 호수비 한 방으로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이재현은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안타를 추가하긴 했으나, 5월 흐름은 좋지 않다. 19경기에서 타율 0.167에 그쳤다. 3월 타율 0.391로 펄펄 날더니 4월 타율 0.235로 주춤했다. 5월에도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21일 박진만 감독은 "사이클이 떨어지면 올라갈 때도 있다. (이)재현이는 수비에서 워낙 잘해주고 있다. 팀에 도움을 주고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했다. 당분간 이재현은 9번으로 출전, 타격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 밝혔다.

첫 타석부터 길었던 안타 가뭄을 끊었다. 지난 18일 롯데전 6회 안타 이후 이날 전까지 9타석 동안 침묵했다. 3회 주자 없는 1사에서 상대 선발 김연주의 공을 받아쳐 좌전 안타를 뽑았다. 김지찬의 볼넷과 김성윤의 진루타로 3루까지 향했지만, 추가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후 두 타석은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공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수비에서 만회했다. 8회초 구자욱의 투런 홈런으로 삼성이 2-0 리드를 잡았다. 7회까지 무실점 호투한 선발 데니 레예스는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전태현이 우전 안타, 이주형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무사 1, 2루가 됐다. 올해 레예스는 투구 수 80개 근처에서 난타를 당하는 일이 잦았다. 안타 한 방이면 경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박주홍이 레예스의 슬라이더를 때렸다. 빗맞은 공이 내야와 외야 사이로 향했다. 여기서 이재현이 몸을 날려 타구를 낚아챘다. 곧바로 2루로 공을 뿌려 2루 주자 전태현을 묶었다. 결정적 호수비.
현장에서 중계한 MBC스포츠+ 박재홍 해설위원은 "맞는 순간 수비가 처리하기 쉽지 않다고 봤는데 이재현이 걷어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후 레예스는 어준서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투구 수가 86개에 육박해 레예스는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원 등판한 배찬승이 송성문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9회 이호성이 아웃 카운트 3개를 챙기며 삼성이 2-0 승리를 챙겼다. 5월 첫 3연승.
삼성이 이재현을 뺄 수 없는 이유다. 올 시즌 이재현은 팀이 치른 50경기 중 49경기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08이닝을 소화했다. 출전 수와 소화 이닝 모두 10개 구단 유격수 중 가장 많다. 강행군 속에도 훌륭한 수비력으로 팀의 내야를 단단히 지킨다.
예견된 활약이라는 평이다. 시즌 극초반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의 수비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 두 시즌 이재현은 풀타임 유격수로 뛰었다. 경험이 쌓인 만큼 여유와 자신감을 얻었고, 연습한 플레이를 넘어 응용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왔다는 것. 수비에서 강약 조절을 하기 시작했고, 이는 여유가 생겨야지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타격은 사이클이다. 하지만 수비는 꾸준하다. 5월 아쉬운 성적에도 삼성이 이재현을 굳게 믿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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