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SKT의 역대급 유심 해킹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급기야 유심 부족 현상이 해결될 때까지 신규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하라는 정부의 행정지도까지 내려졌다. 정부는 유심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2,700만 규모 유심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조사돼 유심 교체 수요는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과기정통부 “유심 교체 시기 확정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있어”
21일 기자는 통보 받은 유심 교체일에 맞춰 SKT 대리점에 방문해 유심을 교체했다. 무료 유심 교체를 시작한 지난달 28일에 예약하고 23일 걸렸다. 유심 교체를 예약하면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대리점은 5월 초 유심 교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알리며 사과하는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S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행정지도로 지난 5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통신사 변경) 모집을 중단했다. 이날 방문한 SKT 대리점 측은 “본사에서 신규 모집 재개에 대해 알려주는 게 없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측은 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발표가 SKT 신규 영업 재개 시점 결정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19일 가입자 식별키(IMSI) 기준 2,695만7,749건의 SKT 유심 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신규 영업 재개는 유심교체를 원하는 가입자들에게 원활하게 유심을 공급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게 과기정통부 설명이다. 신규 가입재개에는 △유심 물량 확보 △유심 예약자 대상 유심 교체 △신속한 유심 교체 시기 통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요구되는 유심 물량 확보 수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신규 영업을 재개하려면 유심 물량 확보가 필요하다”며 “또한 유심 교체는 가입자가 원할 때 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유심을 예약해도 언제 교체할지 모르고 대기하는 고객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SKT 대리점들은 언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는지 확정적으로 말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가입자들에 기본적으로 해줘야 할 부분들이 해소돼야 한다. 적극적으로 유심교체를 원하는 600만명, 이분들은 신속히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SKT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지난달 22일부터 시작해 누적 유심 교체는 287만명, 잔여 예약 고객은 601만명이다. SKT는 5월말까지 500만, 6월 577만개, 7월 500만개 유심을 확보할 계획이다.
유심 교체 예약은 지속되고 있다. 이달 중 유심 교체 누적 건수와 대기 예약 수를 합산하니 유심 교체 예약이 계속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적 유심 교체자와 교체 대기자 합산한 수치는 △10일 865만명 △11일 868만명 △12일 873만명 △13일 876만명 △14일 877만명 △15일 879만명 △16일 879만명 △17일 879만명 △18일 881만명 △19일 885만명 △20일 888만명으로 집계됐다. 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가 발표된 19일은 18일 대비 4만명이 증가했다.
SKT는 해외 로밍 이용자도 유심보호서비스에 자동 가입시켜 지난 14일 전체 고객 가입을 완료했다. 18일에는 단말 복제를 차단하는 FDS 2.0이 적용됐다. SKT는 유심 정보 유출로 피해가 발생하면 100%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해킹 규모 발표 이전에는 증권가에서 6월말로 신규 가입 재개가 전망된 바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결과 발표는 6월말로 관측된다. 해킹 이후 SK 그룹 차원으로는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 SKT에는 고객신뢰위원회가 만들어졌다. SKT는 고객신뢰위원회를 만들면서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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