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엄청 고맙게 생각한다"
LG 트윈스 염경염 감독은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박명근에 대해 극찬을 쏟아냈다.
전날(20일) LG는 1회부터 3점을 뽑으며 기선제압에 성공, 2회에는 송찬의의 그랜드슬램을 바탕으로 10-0까지 간격을 벌리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그런데 경기 중반 분위기가 묘해지기 시작했다. 선발 송승기가 5이닝 3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6회말 성동현이 나승엽과 윤동희에게 연속 안타, 유강남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손호영에게 내야 안타를 맞으며 14-4로 추격을 당했다.
문제는 위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LG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김유영을 투입했는데, 장두성에게 적시타, 폭투로 1점, 고승민과 빅터 레이예스에게 각각 1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어느새 경기는 14-9까지 좁혀졌다. 다잡은 줄 알았던 경기의 흐름이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LG가 승부수를 던졌다. 6회부터 박명근을 투입하는 것.
이는 성공적이었다. 박명근은 전준우에게 안타, 전민재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나승엽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낸 뒤 윤동희와 유강남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LG는 박명근의 무실점 투구 덕분에 롯데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흐름을 지켜내고 17-9로 승리했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박명근에 대해 극찬을 쏟아냈다. 사령탑은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박)명근이가 큰 경기를 막아준 것 같다. 어제 잘못됐으면 (김)진성이까지 쓸 뻔했다. 그리고 경기까지 잘못됐다면 위기가 올 수도 있었고, 심리적으로 더 불안해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명근이를 한 단계 당겨서 썼던 것"이라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명근이의 몸이 늦게 풀려서 타이밍이 늦었었다. 그런데 무사 만루를 만들더라. 여기서 맞으면 정말 힘들 수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 상황에서 너무 잘 막아줬다. 다 살려줬다. 팀의 위기도 막았고, 그 전에 맞았던 투수들에게도 다시 기회를 한 번씩 더 줄 수 있게 됐다. 어제의 포인트는 그거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단 한 경기에 불과할 수 있지만, 11점 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역전패 당했다면, 향후 경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한 경기가 잘못되면, 한 경기로 끝나지 않는다. 팀의 위기로 간다. 명근이가 정말 큰 일을 했다. 엄청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원 아웃을 못 잡고 타자일순은 처음 해봤다. 표출은 못하겠고, 당혹스럽긴 하고, 미쳐버리겠더라"고 재차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불펜 뎁스가 급격하게 헐거워진 LG는 이날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김주성을 말소하고 이지강을 콜업했다. 당분간 이지강은 필승조 역할을 맡는다. 사령탑은 "(이)지강이는 2군에서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것에 대한 숙제를 내줬다. 1이닝을 던지면 감을 찾기 힘드니, 선발로 80구 이상을 던지게 했던 것"이라며 "최근 평가는 나쁘지 않다. 승리조로 기용을 할 것이다. 한 명이 아쉬울 때다. 지강이 카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LG는 문성주(좌익수)-김현수(1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송찬의(우익수)-구본혁(우익수)-박해민(중견수)-이영빈(2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지환이 빠지게 됐다는 점이다. 전날(20일) 사구의 여파다.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이는 휴식이다. 상황이 되면 대타로 나갈 것이다. 오스틴은 괜찮다고 한다. 100%는 아니지만, 선수들이 잘 참아가면서 경기를 하고 있어서 고맙게 생각한다. (문)보경이도 무릎이 안 좋아서 내일 휴식을 취할 것이다. 오늘 휴식을 주려고 했는데, 지환이가 먼저 빠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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