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선동열 감독님보다 네가 더 많이 했잖아.”
20일 수원 KT위즈파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1루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얘기를 주고받는 사이 정해영(24, KIA 타이거즈)이 다가왔다. 타이거즈 출신 대선배에게 인사를 드리러 온 것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최근 정해영이 선동열 전 감독(132세이브)을 넘어 타이거즈 통산 최다 세이브(134세이브)의 주인공이 된 걸 알고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환하게 웃더니 “레전드다”라고 했다. 정해영과 악수하면서 “선동열 감독님보다 네가 더 많이 했잖아”라고 했다. 칭찬을 들은 정해영이 어쩔 줄 몰라 하자 “축하한다. 잘해라”고 했다. 그렇게 정해영이 돌아가자 웃으며 “정회열이(정해영 아버지, 이강철 감독이 광주일고 2년 선배) 살 맛 나겠네”라고 했다.
정해영은 앞으로 해외진출, 타 구단 이적 등의 이슈가 없다면 은퇴할 때까지 세이브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릴 전망이다. 아직도 24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동열 전 감독의 기록 하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선동열 전 감독은 정해영이 자신의 기록을 깬 것을 당연히 흐뭇하게 바라볼 것이다. 그리고 이강철 감독은 그런 선동열 전 감독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자신도 타이거즈에서 쌓은 1위 기록이 후배이자 대투수 양현종에 의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타이거즈에서 151승, 2167⅔이닝, 1731 탈삼진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한 시즌을 제외하면 오랫동안 타이거즈의 사이드암 레전드로 활약했다. 당연히 타이거즈 통산 최다승, 최다이닝, 최다 탈삼진도 자신의 몫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이 지난 몇 년간 이강철 감독을 전부 따돌리고 타이거즈 1위에 올랐다. 양현종은 현재 통산 181승, 2551⅔이닝, 2114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이강철 감독은 웃더니 “양현종이는 내 것 (타이거즈)다승 1위 뺏고, 잘 한다. 세이브도 쟤(정해영)가 빼앗아갔네”라고 했다.

흐르는 세월을 누가 막으랴. 그렇다고 선동열 전 감독과 이강철 감독이 타이거즈와 KBO리그의 레전드가 아닌 것은 아니다. 이강철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중 감독으로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다. 그리고 양현종과 정해영은 피나는 노력으로 대선배들을 따돌렸다. 그렇게 타이거즈 역사가 풍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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