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한덕수 단일화’ 불발로 주춤했던 ‘반명 빅텐트’를 구축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당 탈당파로 이뤄진 새미래민주당과 개헌을 고리로 협의를 지속하기로 하면서 불씨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다만 지속 가능한 협력의 동력이 요원한 데다가, 반명 빅텐트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모습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20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저지 및 개헌을 고리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신속하게 전열을 정비하고 대대적 혁신의 노력을 해가면서 병행적으로 개헌을 하자는 것”이라며 “이번 대선 출마 대통령은 제7공화국을 출범시키는 디딤돌,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해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선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대세론’ 속에서 치러지게 되는 만큼, 국민의힘은 일찍이 ‘반이재명 연대’ 구상을 꺼내 들었다. 이번 대선의 구도를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심판이 아닌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자격’을 판단하는 선거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첫 단계였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가 어긋나면서 반명 빅텐트 전략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내 갈등 봉합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도 빅텐트를 더디게 했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시작으로 보수 진영이 안정화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간 당에 연신 쓴소리를 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윤 전 대통령 탈당을 계기로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후보의 상승 징후도 포착된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 지지율을 하루에 1%p씩 올려 사전투표 전까지 이재명 후보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 이준석에는 단일화 구애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주춤했던 ‘반명 빅텐트’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전 대표와 만남을 시작으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과의 협력도 염두에 두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반명 빅텐트 마지막 퍼즐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도 목표로 삼는 눈치다. 이를 통해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까지 끌어안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최근 꾸준히 이준석 후보에게 단일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양천구 목동 일정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당의 여러 문제점 때문에 이준석 후보가 밖에 나가 계시는 데 같이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했다. 이정현 당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BBS 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서 “단일화가 꼭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우리는 이재명 후보라는 거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이준석 후보와 만남을 제안했다.
다만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인사들이 이 같은 연대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이낙연 대표께서는 국민의힘과 연대나 협력에 있어서 아직 특별하게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뚜렷한 가치 없이 ‘반이재명’만을 고리로 하는 연대의 실효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이러한 ‘단일화 구애’에 탐탁지 않은 반응이다. 이미 완주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일말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두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단일화) 절차나 과정 자체가 굉장히 구태스럽게 보일 것이기 때문에 전혀 할 생각이 없다”며 “(동탄 모델) 외에는 승리 방정식이 없다. 이재명 후보를 막고 싶은 사람들도 그 모델 외에는 승리 방정식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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