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간담회에서 “저는 미국이 없으면 대한민국도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친미주의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후보는 운동권 출신으로 ‘반미주의자’였으나 전향한 정치 노선을 거론하며 “저보고 배신자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제가 배신한 것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념”이라며 “저는 대한민국의 품에 ‘돌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지난 17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저 역시 오월의 피해자”라며 ‘5월 정신’을 몸소 겪은 ‘운동권 출신’임을 부각했던 모습과는 결이 다르다. 당시 그는 박관현 열사의 묘비 앞에서 울먹이고 자신이 수감됐던 광주교도소 터를 찾아 눈물을 보이며 민주화 운동 전력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의 기초를 닦았다”며 “그가 추구한 미국식 민주주의와 기독교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과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모두를 ‘독재자’라고 여겼지만, 소련 붕괴 이후 보수 정체성을 확립했다며 이들의 공적을 강조했다.
◇ 김문수, 운동권서 보수로 전향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김 후보에게 “한국과 미국은 정치 양극화가 가장 심한 OECD 국가”라며 “이런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가 극단으로 나뉜 이유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역사적인 과정 때문”이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돼 정치적인 갈등으로 한국전쟁이라는 큰 아픔까지 겪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상처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남아있고 그 이념적 갈등이 아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나 또한 한때 대한민국을 싫어하고 미국을 반대하는 반미주의자였다. 반미, 반일, 친북 그리고 ‘친공산국가’ 이런 생각을 가져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반대하고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되는 나라다’라는 생각을 40대까지 갖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1990년대 소련의 붕괴까지 저는 대한민국이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고 ‘반대한민국‧반미‧반일’을 생각하면서 운동을 했다”며 “같이 운동했던 사람들 중에서 이런 사람들이 지금 국회의원‧판사‧언론인‧기업‧문화예술계에도 있고 사회 각계각층에 넘을 수 없는, 뿌리 깊은 갈등과 여러 가지 상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저를 보고 ‘배신자’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며 “제가 배신한 것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념을 배신한 것이지 저는 대한민국의 품에 돌아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소련의 붕괴로 공산권이 무너지자 이념적 토대를 잃었고, 운동권 시절 체득한 ‘대한민국은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판단에 대해 제고했고, 결국 보수진영으로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저는 미국이 없으면 대한민국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건국과 6‧25 때 미국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과연 우리가 어떻게 됐을까 한다”며 “건국, (한국) 전쟁, 경제 발전, 민주화, 첨단 기술의 발전까지 대부분 미국과 협력속에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동맹이 대한민국의 건국에서 발전까지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며 ‘친미주의자’적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한미동맹이 제대로 안 되면 대한민국에 평화가 있겠나”라며 “북핵과 국방안보상 미군이 철수할 경우 위협이 있다면 우리 경제는 유지될 수 없다”고 했다. 안보적 측면에서 ‘한미동맹’이 필수적이란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 대해서도 “올리자는 것은 일정하게 올릴 수 있다고 본다”며 “감축되면 어떡하냐는 걱정할 필요 없이 주한미군이 잘 유지되는 게 주요한 관심사”라고 밝혔다.
이에 제임스 김 회장은 “미국과 파트너 관계가 중요하다 하시니 제가 만약 트럼프라면 김문수 후보를 너무 좋아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그는 ‘한미 관계에 있어 이재명 후보와 차별점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승만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건국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승만이 약 30년 이상 미국 생활을 했고, 대한민국을 만드는 과정을 공부해 보면 미국식 민주주의, 교육제도, 사회, 기독교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기초를 닦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련이 무너진 다음에 비로소 공부를 해서 알게 됐다”며 “그전엔 이승만과 박정희 모두 독재자라고 싫어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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