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이 연일 상종가를 치는 가운데 오타니 쇼헤이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9번 김혜성이 출루하면 1번 오타니가 불러들이는 공식이 완성됐다. LA 다저스 담당 기자도 둘의 '케미스트리'를 인정했다.
김혜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13경기 31타수 14안타 1홈런 3도루 타율 0.425 OPS 1.066이 됐다.
앞선 경기부터 무려 9타석 연속 출루를 적어냈다. 지난 15일 애슬레틱스전 2타수 2안타(1홈런)를 시작으로 16일 5타석 3타수 3안타 2볼넷을 작성했다.

이날 첫 번째 타석부터 안타를 생산했다. 팀이 0-2로 뒤진 3회말 주자 없는 2사에서 김혜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혜성은 상대 선발 잭 코아노위츠의 2구 싱커를 때려 좌전 안타를 뽑았다. 3경기 연속 안타이자 8타석 연속 출루.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두 번째 타석은 빠른 발을 과시했다. 5회말 주자 없는 1사 2-2 카운트에서 코아노위츠의 5구 체인지업을 때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었다. 2루수가 잡은 뒤 1루로 공을 뿌렸지만, 김혜성이 한발 빨랐다. 9타석 연속 출루의 완성. 오타니가 강한 타구를 만들었지만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가 되며 이닝이 끝났다.
세 번째 타석에서 연속 출루 기록이 끊겼다. 8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김혜성은 1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다저스는 2-6로 패했다.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를 소환했다. 다저스 신인의 9타석 연속 출루 기록은 구단 최다 타이다. 앞서 2015년 시거가 9타석 연속 출루를 작성한 바 있다.

'MLB.com'의 다저스 담당 기자 소냐 첸은 김혜성에 대한 재미있는 기록을 소개했다. 경기 종료 후 첸은 SNS에 "김혜성의 9타석 연속 출루 행진은 오타니가 자신의 전 소속팀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선두인 시즌 16호 홈런을 치기 직전에 끝났다"며 "내가 이전에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 하나 : 올 시즌 오타니가 자신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홈으로 불러들인 다저스 선수는 김혜성(5득점)이다"라고 적었다.
요즘 다저스의 득점 공식이다. 9번 김혜성이 맛깔나는 밥상을 차린다. 1번 오타니가 김혜성이 차린 한식을 받아먹고 타점을 생산한다. 김혜성이 1루에 있다고 해도 상대는 안심할 수 없다. 언제 2루를 훔칠지 모르고, 짧은 타구에도 얼마든지 홈을 파고들 수 있다. 그 결과 오타니 타점 최고 공헌자가 된 것. 김혜성은 겨우 13경기 31타수를 소화했기에 더욱 놀랍다.
이전까지 다저스 9번의 빈곤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앞서 주로 9번에서 뛴 선수는 앤디 파헤스(15경기 48타수)다. 최근 맹타를 휘둘렀지만, 파헤스는 4월 중순까지 1할대 타율로 허덕였다. 4월 말부터 맹타를 휘둘렀고, 현재는 중심타선 바로 아래에 배치됐다. 오스틴 반스(12경기 41타수)가 그다음으로 많은 타석을 9번에서 소화했고, 타율 0.195 OPS 0.482에 그쳤다. 결국 반스는 방출됐다.

오타니는 16홈런으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15홈런)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1위로 도약했다. 하지만 타점(29개)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호르헤 폴랑코(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공동 22위다. 저지는 타점(41개) 공동 1위다. 오타니의 득점권 타율이 0.233으로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더라도 너무나 큰 차이다. 김혜성은 6일부터 경기에 출전했고, 이때부터 오타니는 18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 중 김혜성이 책임진 점수가 5점이다. 김혜성 효과로 오타니와 다저스 타선이 동반 상승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경기 종료 후 김혜성은 "그냥 타석에서 집중하고, 어떻게든 살아 나가고 싶은 마음이 (결과로) 잘 나오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라며 "(메이저리그에 있는 지금이)즐거운 시간이고, 쉽게 오지 않을 좋은 경험이기 때문에 잘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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