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서웠어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마크 캇세이 감독은 16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서 2-16으로 뒤지자 8회말 시작과 함께 포수 조니 페레다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미 승기를 넘겨준 경기서 굳이 투수를 소모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스코어가 벌어진 경기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김혜성이 페레다를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뽑아내는 등, 페레다는 빅리그 마운드에 서기엔 경쟁력이 아무래도 떨어져 보였다. 달튼 러싱, 제임스 아웃맨, 김혜성에게 잇따라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그렇게 2-17이 됐고, 주자는 무사 2,3루.
타석에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 여기서 작은 반전이 일어났다. 페레다가 오타니를 상대로 삼진을 잡았다. 페레다는 오타니에게 초구 62.9마일, 약 101km 아리랑볼로 슬라이더를 구사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2~4구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모두 60마일대 후반의 공이었다.
사실 러싱, 아웃맨, 김혜성에게도 계속 6~80마일대 공을 구사했다. 심지어 커브는 40마일대까지 내려갔다. 분명 페레다는 전력투구(?)를 했고, 오타니는 아무래도 100% 스윙을 하지 않는 듯했다. 약간의 동종업자에 대한 배려심이 느껴졌다.
결국 페레다는 5구에 89.4마일의 하이패스트볼을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한참 높게 벗어난 공이었지만, 오타니의 방망이가 따라 나왔다. 페레다는 순간적으로 미소를 지으며 포수를 향해 손짓까지 했다.
페레다는 MLB.com에 솔직한 심정을 남겨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오타니를 쓰러뜨리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상대하고 싶었다. 그는 내가 상대하고 싶은 유일한 타자였다. 매우 특별했다. 삼진을 잡는 건 너무 어렵다. 나도 포지션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재밌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페레다는 “오타니가 가운데로 공을 치면 죽을 것 같아서 무서웠다”라고 했다. 타자가 공을 정말 정확하고 강하게 치면 투수 정면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다. 페레다는 오타니가 타구를 자신에게 맞힐 것 같아 무서움을 느꼈다는 얘기다. 전문 투수가 아니니 충분히 그런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인지 페레다는 이날 공 1개를 던지면 마운드 밖으로 벗어나기 바빴다.

페레다는 2024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베네수엘라 출신의 포수다. 올 시즌에는 오클랜드에서 15경기에 출전, 타율 0.188 1타점 2득점 OPS 0.47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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