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왕' 오승환이 다시 기지개를 켰다. 35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완벽투를 선보였다.
오승환은 14일 서산야구장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1탈삼진을 기록했다.
팀이 2-5로 뒤진 6회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한경빈을 1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배승수 역시 1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최준서와 6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얻어냈다. 7회부터 이재익이 마운드에 등판, 오승환은 이날 임무를 마쳤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직구 구속은 143~145km/h가 나왔다. 총 10구를 구사했고, 직구 6구 슬라이더(133~137km/h) 3구, 포크볼(132km/h) 1구를 뿌렸다.
제구력이 눈에 띄었다. 직구는 6구 중 5구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향했다. 슬라이더는 3구 모두 바깥쪽에 형성됐다. 10구 중 반대 투구는 포크볼 1구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시즌에 앞서 오승환은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일본 전지훈련 출국에 앞서 "지금의 시작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거라서 올 시즌 준비를 좀 더 철저히 했다"며 "올해 목표는 없다. 팀이 이기는 경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도움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진만 감독에게 보직과 상관없이 팀을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개막 직전 아픔을 겪었다. 3월 어머니 고(故) 김형덕 씨가 세상을 떠났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을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몸과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줬다.
4월 5일 롯데전 선발로 등판하며 고삐를 당겼다. 다만 1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9일 KT전도 1이닝 6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흔들렸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금 몸이 정상이 아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보니까 캠프 때 준비했던 몸이 다 풀어졌다. 다시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선수를 감쌌다.
뒤늦게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오승환은 9일 KT전 이후 오른쪽 허벅지 내전근 부상을 당했고,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다. 그리고 35일이 지난 5월 14일 마운드에 오른 것.
천군만마다. 기존 마무리 김재윤이 흔들리는 상황. 박진만 감독은 이호성을 새로운 마무리로 낙점했다. 이호성은 13일 포항 KT전 처음으로 세이브 상황에 등판해 1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구위는 확실하지만 안정감은 떨어진다. 오승환이 1군에 올라온다면 그간의 경험을 선수들에게 전해줄 수 있다.
삼성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1군 합류는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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