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언제까지 평균자책점이 0일 수는 없다"
'미스터 제로' 박명근(LG 트윈스)이 드디어 실점했다.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무너졌고, 팀은 2위로 내려왔다. 염경엽 감독은 '일희일비'보다는 '루틴'을 강조했다.
박명근은 지난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아웃 카운트 없이 3피안타 1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박명근은 리그 유일의 '미스터 제로'였다. 13경기에서 1승 1패 5홀드 1세이브를 적어냈고, 1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중 유일하게 실점이 없었다.
팀이 2-1로 앞선 6회 박명근이 등판했다. 제이크 케이브와 양의지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7구 승부 끝에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무사 만루에서 양석환과 승부. 양석환의 타구가 절묘하게 1루수 키를 넘어갔다. 2루수 신민재가 타구를 잡았지만 이미 타자 주자는 1루에서 세이프. 내야안타로 1점을 헌납했다. 염경엽 감독은 박명근을 내리고 김강률을 투입했다. 김강률이 밀어내기 볼넷과 2루타를 묶어 3실점, 박명근의 책임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9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언젠가는 맞아야 하는데 그날이 7일이었다. 언제까지 평균자책점이 0일 수는 없다. 언젠가는 올 거라 생각했는데 좀 크게 왔다. 한 점만 줘야 하는데"라고 했다.
이어 "투수 쪽에서 제일 강조하는 게 '볼넷을 줄이자. 공격적인 피칭을 하자'다. 항상 볼넷이 어려운 시합을 만든다"며 "투수 파트에서 주문을 하고 있으니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스터 제로의 첫 실점이다. 선수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염경엽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준비한 야구로 1년 내내 부상 없이 잘하는 것"이라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리가 할 것을 144경기 동안 해야 한다. 타자들은 1타석마다, 투수들은 1구마다 생각했던 대로 잘 실행하는 것이 목표나 성적을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레이스라는 것은 인생하고 똑같다. 항상 좋은 팀도 없고 나쁜 팀도 없다"며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수습을 잘해서 업다운이 심하지 않게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경험한 바로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계획한 야구관을 펼치기 위해 '루틴'을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은 "야구는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래서 야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루틴이다"라면서 "계획대로 얼마나 자기가 흔들리지 않고, 잘 맞으면 잘 맞은 대로 안 맞아도 안 맞은 대로 자기가 해야 될 것들을 꾸준하게 하면서 가는 게 결국 멘탈 싸움에서도 이길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염경엽 감독의 말대로 시즌 내내 평균자책점 '0'을 유지할 수는 없다. 그 과정이 아쉬웠지만 훌훌 털고 다음 경기에서 자신의 야구를 잘하면 된다. 이것이 염경엽 감독이 말하는 '일희일비'와 '루틴'이다. 박명근은 다음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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