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진병권 인턴기자] 반년 전까지만 해도 골칫덩어리였던 안토니가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는 9일(이하 한국 시각), 이탈리아 피렌체에 위치한 스타디오 아르테미스 프랑키에서 치러진 ACF 피오렌티나와의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연장전 끝에 2-2로 무승부를 거두었다.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베티스는 합산 스코어 4-3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907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유럽대항전 결승 무대를 밟는다.

임대생 안토니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반 30분, 안토니는 지오바니 로 셀소가 페널티 아크 우측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처리했다. 안토니의 슈팅은 골문 좌측 상단을 흔들었고, 베티스는 1-0으로 앞서갔다. 이후 베티스는 전반 34분과 42분 로빈 고젠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수세에 몰렸다. 정규 시간은 추가 득점 없이 종료되어 합산 스코어 3-3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도 안토니의 발끝이 빛났다. 연장 전반 7분, 안토니는 아이토르 루이발의 패스를 이어받아 노마크 상태였던 압데 에잘줄리에게 컷백으로 내줬다. 이후 압데가 시도한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며 합산 스코어 역전에 성공했다. 베티스는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며 합산 스코어 4-3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반년 전 안토니의 팀 내 입지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안토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서 지난 시즌부터 이번 시즌 전반기까지 52경기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이적료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아모링 부임 이후 윙백으로 반등하는 듯 보였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안토니는 쫓겨나듯 베티스로 임대를 떠났다.
임대 이후 안토니는 21경기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베티스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베티스는 안토니의 활약에 힘입어 11위였던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5위 비야레알 CF와의 승점 차도 1점 차에 불과하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20년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1907년 구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유럽대항전 결승 진출에 성공하면서 구단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다.
같은 날 맨유가 UEFA 유로파리그 4강 2차전에서 아틀레틱 클루브를 4-1로 대파하며 1, 2차전 스코어 합산 7-1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맨유는 결승전에서 토트넘 홋스퍼 FC를 상대한다. 6년 전 첼시 FC와 아스날 FC의 맞대결 이후 6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클럽 간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공교롭게도 안토니의 전 소속팀 맨유와 현 소속팀 베티스가 유럽대항전 결승에 모두 진출했다. 만약 맨유와 베티스가 모두 결승전에서 승리한다면, 안토니는 같은 시즌 2개의 유럽대항전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안토니는 맨유 소속으로 유로파리그에 4경기 출전했다.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안토니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맨유는 안토니의 이적료로 5000만 유로(한화 약 789억 원)를 원하지만, 베티스에겐 이를 지불할 여력이 없다. 다음 시즌 맨유에 복귀할 가능성도 미지수다. 다만 확실한 것은, 맨유 시절 위축된 플레이를 보였던 안토니는 더 이상 없다. 화려한 개인기로 우측면을 지배하던 아약스 시절의 안토니가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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