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년' 만에 가을야구가 아른거리는데…반즈-황성빈의 동반 이탈, 김태형 감독의 한숨 "할 수 없죠"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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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할 수 없죠"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부상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상자들로 인해 시즌 초반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는 올해도 온갖 악재들에 시달리고 있다. 일단 핵심 자원 둘이 이탈했다. 먼저 자리를 비운 것은 '좌승사자' 찰리 반즈. 올해 유독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며 부진하고 있던 반즈는 지난 4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실점(5자책)으로 아쉬운 결과를 남긴 뒤 이튿날 1군에서 말소됐다.

반즈가 자리를 비우게 된 배경은 부상 때문이었다. 4일 등판이 끝난 직후 반즈는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이에 반즈는 1차 검진을 받은 뒤 지난 8일 청담리온 정형외과에서 2차 검진까지 진행했다. 그 결과 왼쪽 견갑하근 손상 소견을 받았다. 회복 기간은 8주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는 또 날벼락을 맞았다. 이튿날(5일)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 '마황' 황성빈이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미치 화이트를 상대로 세이프티 번트를 시도,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세이프 판정을 노렸다. 결과는 아웃이 됐는데, 2회초 수비에서 황성빈의 이름이 사라졌다. 이유는 또 부상 때문이었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손에 통증을 호소한 황성빈은 대수비 김동혁과 교체된 이후 곧바로 부산의료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은 결과 왼손 네 번째 중수골 골절 소견이 나왔다. 이에 롯데는 황성빈이 가장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부산 좋은삼선병원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서울 삼성의료원을 방문했고, 마침내 9일 치료 일정이 정해졌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마이데일리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롯데 관계자는 9일 "황성빈은 플레이트 고정 수술이 필요하다"며 "복귀 일정을 당기기 위해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 일정이 가능한 삼성의료원에서 플레이트 고정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술 후 2주 동안의 안정이 필요하고, 기술 훈련은 수술 6주 이후부터 가능하다. 복귀까지는 약 8~10주가 소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는 9일 경기가 취소된 이후를 기준으로 22승 1무 16패 승률 0.579로 리그 3위에 랭크돼 있다. 승패마진은 무려 +6승. 하지만 불과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시즌 초반에 돌풍을 일으켰지만, 부상자들이 쏟아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던 만큼 온갖 신경이 곤두 서 있다.

일단 반즈의 경우 회복에만 8주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롯데는 새로운 외국 선수 물색 작업에 착수했다. 반즈의 공백을 잠깐 메워 줄 '단기 외인' 또는 '완전 교체'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움직이는 중이다. 김태형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 반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새로운 선수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서 상황에 대한 정리해야지"라고 말을 아꼈다.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개막전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렇다면 반즈의 공백을 메울 선수는 누가 될까. 김태형 감독은 "(이)민석이와 박진이 선발 로테이션에 있다. 민석이는 한 번 더 들어갈 것이다. 일단 반즈가 빠진 자리에는 상황상황을 보고 선수를 기용할 것"이라며 이날 1군의 부름을 받은 한현희에 대해서는 "선발과 중간을 정해놓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중간에 들어가야 하면 중간, 선발로 써야할 때는 선발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반즈도 반즈지만, 황성빈의 공백도 롯데에겐 치명타다.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주전으로 거듭난 황성빈은 롯데 공격의 활력소. 폭발적인 스피드는 언제나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요소. 하지만 황성빈의 경우 복귀까지 8~10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상 전반기 내에 복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다.

사령탑은 '반즈도 없는데 황성빈까지 빠져서 심란할 것 같다'는 말에 "할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며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에 대한 물음엔 "내가 이야기한다고 되나. 번트를 대고, 슬라이딩을 하는 것이 황성빈의 트레이드 마크다. 물론 위험하긴 하다. 하지만 슬라이딩을 워낙 잘하기 때문에 별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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