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오징어게임'에게 이번 '백상' 무대는 잔혹했다.
2021년 전 세계를 휩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1. 당시 시상식들은 앞다퉈 이 작품과 출연진을 호명했다. 그러나 시즌2는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단 한 부문(남자 조연상 후보 노재원)만 이름을 올리고 빈손으로 퇴장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무관'이라는 사실 조차 이슈가 되지 않았다. 호불호가 뚜렷했던 서사와 이로 인해 엇갈린 반응이 '심사위원 점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게임 오버'를 선언하지 않았다. 오히려 뚜껑을 열었다. 오는 6월 27일 공개되는 시즌3 티저는 분홍 리본으로 포장된 관에서 성기훈(이정재)이 눈을 번쩍 뜨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죽음을 상징하던 '관'이 부활의 공간으로 뒤집혔고, 제작진은 '다시 판을 엎겠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시즌3의 골자는 세 축이다. 첫째, 기훈의 복수 서사다. 친구와 동료를 잃은 뒤 분노를 간직한 채 다시 관 속에서 일어선 그는 '프론트맨'(이병헌)과 정면 대치를 예고한다.
둘째, 두 가지 색 공과 미로형 전장 등 또 한 번 완전히 새로워질 게임 규칙이다. 제작진은 공간감과 대립을 극대화해 '확 달라진 체험'을 내세운다. 셋째, VIP·준호(위하준)·노을(박규영)·임산부 준희(조유리) 등 다층적 인물 라인의 동시 전개다. 서브플롯을 촘촘히 깔아 '진입은 쉽고 예측은 어렵게' 만들려 한다.

물론 변수도 있다. 먼저 '세 번째 시즌이라는 피로도'. 시즌1이 던진 사회적 은유와 공포 미학은 신선했지만, 세 번째 반복은 관객을 무감각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서바이벌 규칙이 얼마나 혁신적이냐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캐릭터 설득력'. 시즌2가 비판받은 지점은 새 캐릭터의 동기 부여가 빈약했다는 점이었다.
결국 관객이 시즌3 엔딩 크레딧을 보며 "다시 살아났다"고 환호할지, "마지막까지 석연치 않았다"고 고개를 갸웃할지는 6월 27일 넷플릭스가 열 관 속에 답이 들어 있다. '백상'에서 체면을 구겼지만, 시청자들은 다시 한 번 초록 트레이닝복, 잔혹한 동심 놀이의 세계로 입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관 뚜껑이 열리는 순간, 진짜 부활극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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