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안타 치면 울어요"
KT 위즈 권동진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권동진은 활약의 원동력으로 '아내'를 꼽았다.
제주신광초-세광중-세광고-원광대를 졸업한 권동진은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KT의 선택을 받았다. 대학 통산 73경기에 출전해 258타수 105안타 타율 0.407의 날카로운 타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4학년 시즌은 49타수 22안타 타율 0.449로 적수가 없었다.
다만 프로에서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2021년 1군에 데뷔했고, 86경기에서 주로 백업으로 뛰며 67타수 17안타 타율 0.254를 적어냈다. 2022년은 타율 0.132로 주춤하며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2022시즌을 마치고 상무 입대를 택했다. 상무에서 타율 0.244로 평범한 시즌을 보냈고 2024년 시즌 중반 제대했다. 1군에 합류해 9경기 타율 0.222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올 시즌에 앞서 '집중 육성 대상'에 뽑혀 구슬땀을 흘렸다. 스프링캠프에서 '스페셜 조'에 포함됐고, 천성호, 강민성, 윤준혁, 유준규와 함께 강훈련을 진행했다.
고된 훈련 덕분일까, 드디어 팀이 바라던 모습을 보인다. 백업 내야수로 출전하던 권동진은 김상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4월에만 타율 0.375를 적어냈고, 5월은 0.400으로 한술 더 떴다. 시즌 성적은 24경기 65타수 25안타 타율 0.385다. 50타석을 넘긴 유격수 중 출루율(0.461) 1위, 타율·OPS(0.923) 2위다.
최근 만난 권동진은 "이제까지 야구하던 중에 제일 재밌다. 와이프랑 이야기하면서 재미있어하고 있다. 이게 야구구나 싶다. 그래서 이 시간을 길게 가져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상무 시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권동진은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수비에서 좋은 결과가 있다 보니 타석에서도 자신감이 이어지는 것 같다"며 "상무는 야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전역해서도 그렇게 야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셜 조' 합류도 큰 도움이 됐다. 권동진은 "스페셜 조 친구들이 다 (1군에) 올라와 있다. 지금도 서로 이야기 많이 하면서 조언을 주고받는다. 거기서부터 수비가 많이 늘었다"라며 "평범한 타구를 잡아서도 저희끼리 잘했다고 해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저희끼리 유대감도 생기고, 어떻게 보면 경쟁자지만 그래도 서로 응원해 주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타석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권동진은 "(과거에는) 타석에서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갔다. 힘을 빼고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시즌에 앞서 권동진은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다. 대학 시절 지금의 아내를 만나 4년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권동진은 "친구로 지내던 사이에서 연인이 되었고, 4년 간의 연애를 통해 부부로서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됐다"며 "이제 가장이 되었으니 책임감을 가지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결혼 소감을 전했다.
권동진은 "와이프가 항상 경기 구경하러 온다. 집에 같이 들어가는데 그때마다 밥 맛있는 거 해주겠다고 한다"며 "와이프가 있어서 삶에 활력소가 생겼다. 왜 운동선수들이 결혼하면 안정적으로 된다고 했는지 잘 느껴진다"며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면서 "안타 치면 (아내가) 울어요. 너무 잘하고 멋있다고 항상 해준다. 제가 와이프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말 그대로 '결혼 버프'다. 인생의 동반자가 생기면서 강한 동기부여와 더불어 안정감을 찾았다. 권동진의 활약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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