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가 KIA맨으로 고척돔에 떴다…9개월 전엔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영웅들은 그 빈자리가 크다[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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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9개월 전엔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KIA 타이거즈 유니폼이 이젠 자연스러운 조상우(31)가 1루쪽 키움 응원석으로 꾸벅 인사를 건넸다. 조상우는 2024년 8월6일 SSG 랜더스전(3피안타 2실점) 이후 정확히 9개월만에 다시 고척돔 마운드에 섰다.

조상우/KIA 타이거즈

그 사이 유니폼이 키움 히어로즈에서 KIA로 바뀌었다. 9개월 전, 키움 팬들은 조상우의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구속이 영 덜 나오는 것에 신경을 썼지, 조상우가 9개월 뒤 원정팀 소속으로 고척돔 마운드를 밟을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을 듯하다.

인간사 예측불허라고. 지난 겨울 KIA로 트레이드 된 조상우가 고척에서 키움 타자들을 상대했다. 물론 조상우가 키움 타자들을 상대한 건 이날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3월25일과 3월27일에 광주에서 키움전에 나갔다. 당시 1이닝 무실점, ⅓이닝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대신 키움 타자들을 고척돔에서 상대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KIA가 5-3으로 앞선 8회말이었다. KIA에서 8회 메인 셋업맨으로 뛰는 조상우가 나올 타이밍이었다. 조상우는 선두타자 최주환을 상대하기 전 키움 팬들에게 인사하고 전력 투구를 했다.

9개월 전의 그 조상우가 당연히 아니다. 건강을 회복한 조상우는 147~148km 포심을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뿌린다. KIA 이적 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투구 밸런스도 점검했다. 그 결과 올 시즌 18경기서 2승3패8홀드 평균자책점 2.30으로 맹활약한다. 시즌 초반 부침도 있었지만, 끝내 제 자리로 돌아왔다. 4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서 0.2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날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제 몫을 하며 홀드를 추가했다.

최주환을 포크볼과 포심으로 유격수 땅볼, 루벤 카디네스를 슬라이더 2개로 2루수 땅볼 처리했다. 야시엘 푸이그에게 슬라이더를 쓰다 좌전안타, 김태진에게 148km 투심을 던지다 좌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신인 어준서를 포크볼과 투심으로 1루수 땅볼 처리했다.

KIA는 시즌 초반 예상보다 부진하다. 불펜도 곽도규가 토미 존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시즌 아웃된 상태다. 크고 작은 부침이 있어서, 조상우를 안 데려오면 어쩔 뻔했냐는 얘기가 나온다. 키움은 말할 것도 없다. 마무리 주승우를 발굴했지만, 선발이 내려가고 6~8회를 지키는 필승계투조가 불안하다. 조상우 공백을 여실히 느낀다.

조상우/KIA 타이거즈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KIA는 미래 대신 현재를 택했고, 키움은 조상우의 대가로 미래를 택한 상태다. 물론 그 미래가 아직 현실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조상우의 인사에는 이처럼 많은 의미가 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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