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이든 20살이든 프로에 들어온 선수는 프로” KIA 꽃범호 극대노의 진실…대상자가 정해원 아니었다[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코치님들한테 얘기 한거죠.”

KIA 타이거즈 오른손 외야수 정해원(22)의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불문율 위반 사태 당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3루 덕아웃의 KIA 이범호 감독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정해원이 11-0으로 앞선 6회초 1사 1루서 우전안타를 치고 2루 도루를 하자 갑자기 손짓을 하며 불같이 화를 냈다.

당연히 정해원을 향한 질책으로 보였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정해원을 6회초가 끝나자마자 이우성으로 교체했다. 정해원은 공수교대 당시 김선빈을 따라 1루 키움 덕아웃 앞까지 뛰어가 90도로 사과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의 분노의 대상자가 정해원이 아니었다. 1군 데뷔전을 치른 신인급 선수에게 잘 알려주지 못한 코치였다. 정해원이 1루에 나갔을 당시 그라운드에 있는 1루 코치가 볼 데드 상황을 이용해 정해원에게 2루로 뛰지 말라고 해야 했다는 것이다. 스코어와 경기진행상황, 키움 내야진이 베이스를 비우고 물러선 상황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코치님들에게 얘기한 것이었죠”라면서 “코칭스태프가 할 일은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게 아니다. 어린 선수가 나갔는데 그 선수가 생각하지 못할 수 있는 것들을 얘기해주고 찾아줘야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얘기한 것이었다”라고 했다.

정해원이 불문율을 미쳐 숙지하지 못하고 2루로 뛴 것 자체는 이해했다. 이범호 감독은 “어린 선수가 얼마나 긴장도 많이 되고 돔구장에서도 처음 해볼 것이고, 많은 관중 앞에서도 처음으로 해봤을 것이다. 크게 나무랄 생각이 없다. (도루 자체가)잘못한 플레이는 아니잖아요. 우리가 얘기해주지 못한 것이었다”라고 했다.

대신 정해원에게도 확실하게 얘기했다. 이범호 감독은 “프로야구에 들어왔으니까, 10살이든 20살이든 프로에 들어온 선수는 프로가 가지고 있는 룰은 확실히 깨닫고 딱 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다시는 그런 플레이가 안 나올 것이다. 우리가 그런 얘기를 해줘야 해원이가 큰 어려움 없이 1군에서 성장할 수 있다”라고 했다.

정해원은 이날도 8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다. 이범호 감독은 “마인드가 좋은 선수다. 어릴 때 캠프도 데리고 가 봤다. 같이 훈련도 해봤다. 굉장히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도전적인 선수다. 좋은 툴을 갖고 있는 선수라서 기대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이 선수가 플레이하는 걸 계속 지켜보면 많은 팬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성장해 가는 과정이 보일 것이다. 어떤 선수는 순탄할 수도 있고 어떤 선수는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어려움과 좋은 상황들이 공존하는 첫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앞으로는 또 긴장도도 굉장히 더 없어질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플레이를 충분히 더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