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두산 베어스 김택연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5호 세이브를 손에 쥐었다.
지난달 6일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에서 1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4호 세이브를 수확한 뒤 무려 한 달 만에 손에 넣은 세이브였다. 김택연은 두산이 5-2로 앞선 9회초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첫 타자 문성주를 상대로 이날 최고 구속인 151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등 6구 승부 끝에 삼진을 솎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김택연은 후속타자 박해민을 상대로 151km 직구를 위닝샷으로 선택 연속 삼진을 뽑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후 신민재에게 좌중간 방면에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는 승기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김택연은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한 홍창기를 상대로 2루수 직선타를 유도했고, 실점 없이 뒷문을 걸어잠갔다.
지난 4월은 김택연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4월 6일 롯데전 이후에 단 1세이브도 손에 넣지 못했는데, 최근 등판의 결과들도 너무나 좋지 않았던 까닭이다. 김택연이 좀처럼 세이브를 수확하지 못한 것은 두산이 이길 때는 크게 이기고, 질 때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됐던 탓이다. 게다가 지난달 20일 KIA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경기 결과도 좋지 않았다.
김택연은 KIA를 상대로 2-3으로 근소하게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랐으나,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등 1이닝 2피안타 3실점(1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직후 등판이었던 26일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에선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무사 3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2사사구 2실점(2자책)으로 무너졌다.


김택연에게 가장 아픔이 됐을 경기는 1일 KT 위즈전. 당시 김택연은 3-1로 앞선 9회초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는데, 선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들어진 1사 1루에서 안현민을 상대로 10구 연속 직구로만 승부를 펼치다가 통한의 동점 투런홈런을 맞았다. 이후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지만, 두산은 끝내 리드를 되찾지 못하며 다잡았던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마무리 투수는 상황이 만들어져야만 마운드에 오르지만, 등판 간격이 너무나도 들쭉날쭉 한 가운데, 어려움까지 겪었던 김택연, 한 달 만에 세이브를 수확한 소감은 어땠을까.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김택연은 '등판이 들쭉날쭉해서 컨디션 관리가 힘들었을 것 같다'는 말에 "컨디션 관리가 조금 어려웠다. 등판 주기가 띄엄띄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덕분에 또 하나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택연은 "2년차를 맞으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다 변명이라 생각한다. 띄엄띄엄 등판을 하더라도, 내가 더 준비를 잘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도 한 번 배웠다. 그리고 오랜만에 세이브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도 김택연의 등판 간격이 너무 길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선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지만, 확실히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김택연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김택연은 "아직 선배님들처럼 경험이 많지 않아서, 준비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렇게 해보니까 확실히 며칠 쉬고 던지는 요령이랄까.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미 엎어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법. 김택연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마무리로는 시즌을 처음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처음이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더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 그동안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특히 볼배합, 연속적으로 직구를 던지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얻었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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