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손목 펀치력이…”
KIA 타이거즈는 2022년 4월25일에 키움 히어로즈 주전포수 박동원을 받는 빅딜을 단행했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 내야수 김태진을 키움에 넘긴 이 트레이드는, 3년이 흐른 현재 KIA로선 그렇게 유쾌하지 못한 기억이다.

그런데 당시 KIA는 박동원 트레이드 이틀 전인 4월23일에도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파트너는 한화 이글스였다. 외야수 이진영과 투수 이민우를 내주고 투수 김도현을 데려왔다. 3년이 흐른 현 시점에서, 이 트레이드는 윈-윈 조짐이다.
우선 김도현이 KIA 5선발로 자리매김했다. 김도현은 트레이드 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150km을 뿌리는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지난해 스윙맨, 불펜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쳐 올해 당당히 선발진의 한 축으로 거듭났다.
한화도 웃을 수 있다. 우선 KIA에서 그렇게 제구 난조로 고생하던 이민우가 불펜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2024시즌 64경기서 2승1패1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3.76으로 맹활약했다. 올해는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한 상황.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이민우가 곧 1군에 올라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 시점에서 한화를 웃게 하는 선수가 이진영이다. 2016년 2차 6라운드 58순위로 입단한 오른손 외야수. 사실 준수한 수비력에 비해 그동안 타격이 썩 좋다는 평가를 못 받았다. 그런데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찍을 기세다. 25경기서 64타수 22안타 타율 0.344 3홈런 12타점 15득점 OPS 1.015 득점권타율 0.313이다.
김경문 감독은 3일 광주 KIA전이 취소된 뒤 “이 친구의 장점이, 내가 작년 6월에 와서는 못 봤는데 손목 펀치력이 우리 팀에서 몇 번째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그 정도의 파워를 갖고 있다”라고 했다. 이제까진 그 장점을 못 활용했는데, 이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김경문 감독은 “열심히, 무던히 노력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임)종찬이한테 포커스가 많이 가 있었는데, 결국 이겨내는 선수가 스타가 되는 것 아니예요? 무더위에서도 참고, 참고하다가 찬스가 왔을 떼 쳐내면서 이겨냈다. 내가 기회를 많이 줘서 이겨낸 게 아니다.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많은 연습을 했다”라고 했다.
이진영의 타격이 한화에 신통방통한 건, 결정적 순간에 너무 잘 쳐준다는 점이다. 단순히 득점권에서 좋은 정도가 아니다. 올해 홈런 3방이 모두 팽팽한 승부처에 나왔다. 2일 광주 KIA전서도 0-1로 뒤진 5회초에 아담 올러를 상대로 역전 우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약간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밀어서 넘겨 버리는 파워를 선보였다.
이진영은 4일 광주 KIA전서도 2-1로 앞선 8회초에 조상우의 몸쪽 슬라이더에 날카롭게 대응,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뽑아냈다. 0-1로 뒤진 5회초에도 제임스 네일의 체인지업을 통타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기록했다. 둘 다 영양가 만점의 타격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사실 홈런이 중요할 때보다 스코어가 많이 벌어졌을 때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 친구의 홈런은 너무 중요할 때 나오니까. 내가 깜짝깜짝 놀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타점을 올린다”라고도 했다. 영양가를 의미한다.

이진영은 이날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선발라인업에서 한번 빠지면서 중견수로 나갔다. 본래 위치는 코너 외야. 타격을 이렇게만 해준다면 외야 어디든, 지명타자로도 출전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한화도 3년 전 그날의 트레이드에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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