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연차총회] 아세안+3 “불확실성 확대…역내 금융안전망 강화”

[마이데일리 =밀라노 이보라 기자] 한국·일본·중국 3국과 아세안 10개국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 역내 금융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제28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WTO 중심 자유무역체제를 지지하고 역내 당국간 거시경제 정책대화와 금융협력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은 올해 역내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와 낮은 물가상승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보호무역주의 고조에 따른 경제 분절화, 글로벌 금융여건 악화, 주요 교역국 성장 둔화 등 높은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에 대응해 재정정책 대응 여력 확보, 통화정책의 신중한 조정, 외부충격 완충장치로서 환율 탄력성 유지 등을 논의했다.

또한 미국 신정부의 통상 정책 변화로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고조되며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역내 협력도 한 단계 더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회원국들은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CMIM은 아세안+3 국가들이 맺은 2400억불 규모의 역내 다자간 통화스왑이다.

CMIM의 새로운 재원 조달구조로 논의 중인 납입자본 방식(PIC)을 국제통화기금(IMF) 타입 모델에 집중하기로 합의했다. PIC란 CMIM의 재원으로 회원국들이 자본금을 마련해두는 형태를 말한다. IMF 타입 모델이 납입자본금을 외환보유액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결과다.

한은은 말레이시아 중앙은행과 함께 PIC 전환을 위한 그룹의 의장을 맡고 납입자본금에 대한 외환보유액 인정 논의를 주도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그간의 성과가 CMIM 신뢰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회원국간 구체적 모델 합의, IMF와의 추가 협의 진행 등 단계적 접근법을 통해 진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장관·총재들은 향후 IMF 타입 모델을 기본으로 PIC 전환에 필요한 핵심과제(거버넌스 등)에 대한 작업을 지시했다.

회원국들은 팬데믹‧자연재해 등 갑작스러운 외부충격 발생 시 신속히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신속금융 프로그램(RFF)을 신설하고 이에 사용되는 통화를 적격 자유 교환성 통화(FUC)까지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CMIM 협정문 개정에도 합의했다. 현재 CMIM 체계에서는 달러화만 자유롭게 공여 가능하나, 엔화‧위안화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올해 모의훈련을 통해 신설된 RFF가 원활히 작동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했다.

내년 ‘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한국 주재로,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일본과 필리핀 주재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