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네가 했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할 거다. (장)성우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셨다"
KT 위즈 좌완 투수 오원석이 연일 눈부신 피칭을 선보인다. 오원석은 체인지업의 향상과 달라진 볼배합을 이유로 꼽았다.
오원석은 지난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6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벌써 시즌 4승(2패)이다. 지난 시즌 29경기에서 6승(9패)에 그쳤는데, 올 시즌 6경기 만에 작년 승수를 거의 다 따라잡았다. 평균자책점은 5.03에서 2.52가 됐다.
제구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4.81이었다. 올 시즌은 3.89로 좋아졌다. 최근 페이스는 더욱 좋다. 지난달 2일까지 오원석은 BB/9 7.71로 흔들렸다. 이후 2.70으로 180도 달라졌다.
이강철 감독은 장성우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강철 감독은 "SSG에서는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고 가끔 체인지업을 던졌다. (장)성우는 직구 체인지업에 슬라이더 커브를 쓰는 것 같다. 스트라이크 잘 던지는 걸 던지게 하니까 볼넷이 줄 수밖에 없다. (장)성우가 그런 거 잘 한다"고 했다.

오원석의 생각은 어떨까. 오원석은 "(고)영표 형이랑 (소)형준이랑 많이 이야기하면서 훈련을 같이 했다. 그 뒤로 밸런스가 일정해져서 (제구력이) 좋아졌다. 감독님도 워낙 편하게 해주시다보니 심리적으로도 편하다. 제춘모 코치님도 변화구, 체인지업을 알려주시고 하다보니 로케이션도 좋아진 것 같다.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시즌에 앞서 투구폼을 간결하게 수정했다. 투구 전 팔 높이를 약간 낮췄고,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폼이 됐다. 오원석은 "크게 바뀐 건 없다. 원래 던지던 리듬과 비슷하지만, 거기서 더 간결하고 편하게 할 수 있게끔 감독님과 코치님이 요청하셨다"라며 "폼이 워낙 크다보니, 지금은 계속 줄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가시적인 변화는 볼배합이다. 야구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시즌 오원석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6.6%였다 직구(57.2%), 커브(19.4%), 슬라이더(16.6%)에 이은 4번째 구종이었다. 올해는 17.4%로 슬라이더(17.6%)에 버금가는 구종이 됐다. 커브는 7.8%로 구사율이 줄었다.
오원석은 "(장)성우 선배님이 시즌 즐어가기 전에 '올해 변화구 비율을 많이 가져갈거다. 체인지업 비율도 많이 높이고, 네가 했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할거다'라고 말씀해주셨다. 시즌 들어가니 결과가 다 좋더라"고 밝혔다.

이강철 감독부터 KT 투수들은 모두 장성우의 리드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다. 오원석은 "SSG에 있을 때부터 (장)성우 선배가 리드를 잘 하신다고 들었다. 트레이드 됐을 때 '빨리 (장)성우 선배랑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까 진짜 볼배합도 잘 하시는 것 같고 리드도 잘해주신다. 신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춘모 투수코치는 체인지업 '퀄리티 향상'에 도움을 줬다. 오원석은 "제춘모 코치님이 체인지업 던질 때 '이런 느낌으로 던져야 더 잘 된다'고 알려주셨다. 해보니까 잘 되더라"고 밝혔다. 제춘모 코치의 팁을 자세히 알려달라고 하자 "안 된다. 영업 비밀이다"라며 웃었다.
달라진 구위는 피안타율에서 드러난다. 5일 경기 전 기준 피안타율 0.188로 리그 3위다. 오원석은 "진짜요?"라며 "컨트롤이 잘 되다보니 유리한 카운트를 가져간다. 그래서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돌아봤다.
올해 목표는 규정이닝과 10승이다. 오원석은 팬들을 향해 "항상 야구장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 더 잘하도록 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역대 가장 좋은 초반 페이스다. 다른 기록과 달리 제구력과 구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오원석은 KT에서 커리어 하이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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