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열심히 뛰다가 죽으면 뭐라고 안 하니까…”
한화 이글스 김경문(67) 감독은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시절부터 ‘발야구’를 유독 강조했다. 기회가 되면 한 베어스 더 가려는 공격적인 주루가 상대를 긴장하게 만들고, 나아가 경기흐름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

실제 김경문 감독은 두산과 NC에서 발야구의 이점을 성적으로 증명했다. 안타 1개를 덜 쳐도 발로 득점력을 유지하거나 높였다. 물론 부상 위험이 있고, 체력안배에도 도움이 안 되는 전술인 건 맞다. 그러나 발야구는 그 자체로 상대 배터리와 수비진을 심적으로 신경 쓰게 한다는 점에서 이득이 확실히 있다.
김경문 감독이 작년 6월부터 맡은 한화는 리그의 대표적인 느림보 군단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에서도 변함없다. 팀 도루 1위, 도루왕 배출을 원하는 게 아니다. 상대에 한 베이스 더 가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게 중요했다.
한화는 4월까지 팀 도루 30개로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공동 2위다. 단, 성공률이 73.2%로 7위에 불과한 게 옥에 티다. 그러나 일단 뛰어 보고, 그만큼 아웃 돼 봐야 선수들 스스로 느낄 수 있다. 한화는 김경문 감독 부임 1년만에 이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면 된다.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한화가 무려 5개의 도루를 해냈다. 물론 전부 득점으로 연결된 건 아니다. 그러나 KIA 포수 한준수가 타자에 주자까지 신경 쓰느라 바쁜 눈치였다. 야수들도 아무래도 한 발이라도 2루로 더 움직이게 된다.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이진영이 우전안타를 치고 이원석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한 게 시작이었다. 이진영의 시즌 첫 도루였다. 2-1로 역전한 5회에는 1사 1루서 대표적 노림보이자 베테랑 이재원이 2루로 뛰었다.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7회 선두타자로 볼넷을 골라내 2루를 훔쳤다. 단, 문현빈의 유격수 땅볼에 3루에서 횡사했다. 자신의 뒤에서 날아오는 공은 볼 수 없으니, 플로리얼로선 불운이었다. 그러나 후속 노시환 타석에서 문현빈이 2루를 훔쳤다. 7회 2사 1루서도 대주자 임종찬이 2루를 훔쳤다. KIA 셋업맨 전상현이 무려 여섯 차례나 투수판에서 이탈해 임종찬을 제어하려고 했으나 소용 없었다.

노시환은 “도루가 당연히 좋다고 생각한다.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는다. 과감하게 뛰고 해야 야구가 재밌어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20-20 노리고 있다”라고 했다. 노시환은 10홈런에 5도루이니, 20-20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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