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부상자들의 복귀+투·타는 불협화음…'재계약' 걸린 이승엽의 마지막해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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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탈출구가 안 보인다.

두산은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마잳결에서 2-6으로 패하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지난 2023년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2022년 창단 첫 9위의 수모를 겪은 두산을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로 올려놓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보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진 못했으나, 일단 1차 목표는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두산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치며 2년 연속 가을잔치의 초대를 밟았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두산은 KT 위즈를 상대로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는 등 포스트시즌 일정을 또다시 허무하게 마쳤다. 그래도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한 것은 물론 몇몇 선수들이 오재원의 약물 대리처방 사건에 연루돼 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된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두산은 올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시즌을 준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만 무려 28승을 수확한 '현역 빅리거' 콜 어빈을 데려오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빅리그에서 7시즌 동안 뛰며 45개의 홈런을 터뜨렸던 제이크 케이브도 품에 안으며 2025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물론 플러스 요소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두산 케이브가 7회말 2사 1,3루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두산은 다시 한번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허경민(KT)의 잔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김강률(LG 트윈스)과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허경민의 공백은 꽤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지만, 두산은 강승호의 포지션 이동, 2루수 자리에는 젊은 야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지난해 이병헌-최지강-김택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필승조를 구축한 만큼 두산은 트레이드를 통해서 정철원을 비롯해 내야수 전민재를 내주는 대가로 김민석과 추재현이라는 젊은 외야 자원을 확보하며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특히 박정원 구단주는 미야자키 2차 캠프를 방문해 "4위, 5위 하려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베어스다운 야구로 팬들에게 보답해주길 바란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 선수단의 사기를 북돋았다.

하지만 역시 시즌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두산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해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한 최지강이 자리를 비우는 변수와 맞닥뜨리더니, '토종에이스' 곽빈과 '불펜의 핵심' 자원 중 한 명인 홍건희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날벼락을 맞았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된 직후에는 이병헌이 부진한 끝에 2군으로 내려가는 등 온갖 악재들을 겪었다.

두산 베어스 곽빈./두산 베어스2025년 3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홍건희가 7회초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 결과 두산은 3월을 2승 6패 리그 최하위로 출발했고, 4월에도 10승 12패로 어려움을 겪으며,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4월 마지막 시리즈였던 KT 위즈와 3연전에서는 1무 2패로 마무리한 두산은 이날 삼성을 상대로도 불펜이 무너지며 2-6으로 무릎을 꿇었고, 어느새 3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아직 두산에겐 110경기에 남아 있지만, 벌써부터 5위 KT와 간격은 4경기까지 벌어졌다.

두산이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것은 부상자들의 복귀와 기존 필승조들의 부활 밖에 없는데, 곽빈과 홍건희의 복귀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1이닝 3사사구 1실점) 투구를 재개했지만, 이병헌도 아직 좋았을 때의 폼을 찾지 못한 모습. 최지강은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05으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고, 믿었던 김택연도 최근 세 경기 연속 실점으로 불안한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뒷문이 헐거워진 만큼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아줘야 하지만, 공격력도 아쉽다. 3루수로 포지션을 옮긴 강승호의 타율은 2할도 채 되지 않고 있고, 지난해 34개의 아치를 그린 양석환도 31경기에서 4안타 타율 0.259에 그치고 있다. 그야말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재계약 여부가 걸려있는 이승엽 감독의 마지막 시즌의 스타트가 쉽지만은 않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경기 전 두산 이승엽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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