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이 삼성 라이온즈의 마지막 타격왕이었다. 14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가야 한다.
최형우(42)는 지난달 27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개인통산 399홈런을 치고 “400홈런을 치고도 똑 같은 얘기를 할 것이다. 난 홈런타자가 아니다. 정말 홈런에 1도 관심이 없다”라고 했다. 실제 최형우는 중장거리타자이지 전형적인 홈런타자는 아니다. 야구를 너무 잘하고 오래해서 399홈런을 쳤을 뿐이다.

그런데 최형우는 홈런타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홈런왕 경력까지 있다. 삼성 소속이던 2011년 30홈런으로 27홈런의 이대호를 제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흥미로운 건 그때 이후 삼성이 단 한 번도 홈런왕을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삼성은 옛 홈구장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도 그랬고, 2016년부터 어느덧 10년째 사용 중인 삼성라이온즈파크까지 지속적으로 타자친화적 구장을 홈으로 쓴다. 이승엽이라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타자를 배출한 구단이다. 1990년대~2000년대까진 홈런의 팀이었다.
2011년 이후 작년까지 13시즌 연속 홈런왕을 배출하지 못한 건 의외다. 결국 왕조 시절 이후 암흑기와 맞닿는다. 그동안 라팍을 쓰면서도 이득을 본의 아니게 원정팀에 베푸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투타 전력이 올라오고 암흑기를 탈출한 현 시점에서, 삼성은 마침내 홈런왕 배출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달 30일까지, 홈런 1위가 11개의 르윈 디아즈다. 박병호가 9개로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와 공동 2위다. 뒤이어 7홈런의 구자욱과 5홈런의 김영웅까지, 현 시점 홈런 탑10 중 4명이 삼성 소속이다. 특히 박병호와 김영웅은 전형적인 거포들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앞서가는 디아즈와 박병호의 위대한 도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디아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112경기서 13홈런이고,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732경기서 119개의 홈런을 쳤다. 2019년 27홈런, 2021년 20홈런 경력이 있다. 박진만 감독과의 면담 이후 확 살아났다는 평가다.
박병호는 이미 홈런왕만 6회(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 2019년 33홈런, 2022년 35홈런)를 자랑한다.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가 여전히 홈런 30개는 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박병호는 지난달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 오랜만에 홈런 한 방을 터트렸다.
디아즈와 박병호에 작년 28홈런으로 새로운 간판 거포로 성장 중인 김영웅이 있고,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홈런을 7개나 친 구자욱도 있다. 박병호를 제외한 3명 모두 전성기이며, 박병호 역시 홈런생산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삼성이 2011년 이후 14년만에 홈런왕을 배출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위즈덤이다. 위즈덤은 우려와 달리 볼삼비가 좋다. 출루율 0.405로 리그 10위다. 파워만 보면 일품이다. 이밖에 나란히 9홈런을 친 박병호(삼성 라이온즈)과 오스틴 딘(LG 트윈스)도 홈런왕 후보들이다.

투고타저 시즌이다. 걸출한 외국인투수가 많은데 11홈런, 9홈런, 5홈런을 이 시점에서 기록 중인 건 분명 청신호다. 타격은 믿을 수 없지만, 4인방이 건강만 유지하면 삼성 집안의 홈런왕 싸움이 이뤄지지 말라는 법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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