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전날(29일) 3차 경선에 오른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30일 세 규합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탈락한 ‘탄반(탄핵 반대)파’ 경선 후보들의 세력을 규합하며 당내 기반을 다졌다. 한 후보는 당내 소수인 ‘찬탄(탄핵 찬성)파’를 중심으로 이미 캠프 대열을 갖춰 타 후보와의 연대보다는 정책 발표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이번 경선의 가장 큰 변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문제다. 한 대행이 오는 1일 사퇴한 뒤 2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덕수 단일화’ 시나리오를 두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 김문수, 세 규합에 총력… 한동훈, 정책‧민심 집중
김 후보는 이날 오전과 오후 홍준표‧나경원 전 대선 후보 측의 지지 선언을 받았다. 국민의힘 경선 시작 후 김문수‧나경원‧홍준표 등 각 캠프로 흩어졌던 친윤(친윤석열) 세력이 단일 후보로 집결하는 모양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힌 당내 의원들이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셈이다.
홍 전 후보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던 유상범 의원은 이날 김 후보의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가 ‘빅단일화’, ‘빅텐트’를 주창하시고 그것이 오늘날 보수 후보의 유일한 승리 방정식이라는 것은 모두 공감한다”며 “김 후보의 선전과 승리를 함께 기원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홍 후보 캠프의 핵심 당직을 맡았던 김대식‧백종헌‧김위상‧김선동 의원과 당 핵심 인사들이 참여한 외곽 포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의 이영수 회장까지 김 후보 지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도 회견에 참석해 “홍 전 후보가 할 일이 많고, 일을 잘하는 분인데 우리가 함께 뜻을 이뤄서 대한민국을 구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한참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후보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실한 마음으로 김문수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지지 선언에는 한기호, 이종배, 송언석, 이만희, 강승규, 박상웅, 서천호, 임종득, 이종욱, 김민전, 박성훈 등 현역 의원 12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나 전 후보도 유 의원과 같이 당내 경선 이후 ‘빅텐트 단일화’에 방점을 둔 발언을 내놓았다. 나 전 후보는 “대통합의 '빅텐트'를 적극적으로 실현해 자유와 법치를 지키기 위한 모든 세력을 하나로 녹여낼 수 있는 용광로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우리 당과 지지 세력을 하나로 통합해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만들어줄 후보로 김 후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후보 측은 당내 세 규합보다는 정책 비전발표에 집중했다. 한 후보 캠프 전략총괄위원장을 맡은 배현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환의무 소득기준을 상향하는 등 청년 학자금 대출 부담을 완화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또 캠프에서 미래성장위원장을 맡은 고동진 의원은 5년간 AI 생태계 구축에 총 2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한 후보는 탄핵에 반대해 온 후보들에 비해 현역 의원들의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바 있다. 하지만 한 후보 측은 3차 경선에 오르면서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당심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세력보다 정책 발표와 시민과의 만남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오는 1일에는 안동과 대구를 방문하고 2일에는 경남 창원‧부산‧서울 강서 마곡을 방문해 표심 잡기에 나선다.

◇ 국민의힘 경선 변수 '한덕수 단일화'
양자 대결에 나선 후보들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경선판을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오는 1일 사퇴 한 뒤 2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문수-한동훈 두 후보 중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단일화’ 시나리오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내 세력이 규합되는 모습을 보면 김 후보에게 유리해 보인다”며 “김 후보가 우리 당 후보가 되고 자연스럽게 바톤을 한 대행에게 넘기는 그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대행의 ‘대망론’을 거론하던 후보들이 김 후보 캠프의 요직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김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될 경우 자연스럽게 한 대행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한동훈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후보를 ‘한덕수 단일화’로 가는 불쏘시개로 쓰고 있는 것”이라며 “한 대행이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나 고건 전 총리 정도의 지지율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단일화를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들처럼 (경선에서) 이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김 후보 측에서 경선이 끝나기 전부터 ‘빅텐트’와 ‘단일화’ 띄우기에 나선 점을 비판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한덕수 단일화’안에 대해 “김 후보가 한 대행을 대신해 당 경선을 진행하는 ‘위장 선발’이 아니냐”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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