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에 초점 맞춰진 국힘 경선

시사위크
국민의힘 2차 경선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한동훈(오른쪽) 후보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국민의힘 2차 경선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한동훈(오른쪽) 후보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전날(29일) 3차 경선에 오른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30일 세 규합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탈락한 ‘탄반(탄핵 반대)파’ 경선 후보들의 세력을 규합하며 당내 기반을 다졌다. 한 후보는 당내 소수인 ‘찬탄(탄핵 찬성)파’를 중심으로 이미 캠프 대열을 갖춰 타 후보와의 연대보다는 정책 발표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이번 경선의 가장 큰 변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문제다. 한 대행이 오는 1일 사퇴한 뒤 2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덕수 단일화’ 시나리오를 두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 김문수, 세 규합에 총력… 한동훈, 정책‧민심 집중

김 후보는 이날 오전과 오후 홍준표‧나경원 전 대선 후보 측의 지지 선언을 받았다. 국민의힘 경선 시작 후 김문수‧나경원‧홍준표 등 각 캠프로 흩어졌던 친윤(친윤석열) 세력이 단일 후보로 집결하는 모양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힌 당내 의원들이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셈이다.

홍 전 후보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던 유상범 의원은 이날 김 후보의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가 ‘빅단일화’, ‘빅텐트’를 주창하시고 그것이 오늘날 보수 후보의 유일한 승리 방정식이라는 것은 모두 공감한다”며 “김 후보의 선전과 승리를 함께 기원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홍 후보 캠프의 핵심 당직을 맡았던 김대식‧백종헌‧김위상‧김선동 의원과 당 핵심 인사들이 참여한 외곽 포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의 이영수 회장까지 김 후보 지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도 회견에 참석해 “홍 전 후보가 할 일이 많고, 일을 잘하는 분인데 우리가 함께 뜻을 이뤄서 대한민국을 구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한참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후보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실한 마음으로 김문수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지지 선언에는 한기호, 이종배, 송언석, 이만희, 강승규, 박상웅, 서천호, 임종득, 이종욱, 김민전, 박성훈 등 현역 의원 12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나 전 후보도 유 의원과 같이 당내 경선 이후 ‘빅텐트 단일화’에 방점을 둔 발언을 내놓았다. 나 전 후보는 “대통합의 '빅텐트'를 적극적으로 실현해 자유와 법치를 지키기 위한 모든 세력을 하나로 녹여낼 수 있는 용광로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우리 당과 지지 세력을 하나로 통합해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만들어줄 후보로 김 후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후보 측은 당내 세 규합보다는 정책 비전발표에 집중했다. 한 후보 캠프 전략총괄위원장을 맡은 배현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환의무 소득기준을 상향하는 등 청년 학자금 대출 부담을 완화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또 캠프에서 미래성장위원장을 맡은 고동진 의원은 5년간 AI 생태계 구축에 총 2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한 후보는 탄핵에 반대해 온 후보들에 비해 현역 의원들의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바 있다. 하지만 한 후보 측은 3차 경선에 오르면서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당심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세력보다 정책 발표와 시민과의 만남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오는 1일에는 안동과 대구를 방문하고 2일에는 경남 창원‧부산‧서울 강서 마곡을 방문해 표심 잡기에 나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혁신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혁신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 경선 변수 '한덕수 단일화'

양자 대결에 나선 후보들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경선판을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오는 1일 사퇴 한 뒤 2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문수-한동훈 두 후보 중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단일화’ 시나리오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내 세력이 규합되는 모습을 보면 김 후보에게 유리해 보인다”며 “김 후보가 우리 당 후보가 되고 자연스럽게 바톤을 한 대행에게 넘기는 그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대행의 ‘대망론’을 거론하던 후보들이 김 후보 캠프의 요직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김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될 경우 자연스럽게 한 대행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한동훈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후보를 ‘한덕수 단일화’로 가는 불쏘시개로 쓰고 있는 것”이라며 “한 대행이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나 고건 전 총리 정도의 지지율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단일화를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들처럼 (경선에서) 이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김 후보 측에서 경선이 끝나기 전부터 ‘빅텐트’와 ‘단일화’ 띄우기에 나선 점을 비판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한덕수 단일화’안에 대해 “김 후보가 한 대행을 대신해 당 경선을 진행하는 ‘위장 선발’이 아니냐”고 직격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한덕수’에 초점 맞춰진 국힘 경선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