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팩트(246)] 국토부 ‘항공안전 혁신안’, 제주항공 올해 운수권 못 받는다?

시사위크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 방안’에는 “사망자 발생 사고를 일으킨 항공사는 1년간 운수권 배분 대상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제주항공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피어나고 있다. / 뉴시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 방안’에는 “사망자 발생 사고를 일으킨 항공사는 1년간 운수권 배분 대상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제주항공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피어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토교통부가 30일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 항공 안전 전반에 대한 개선대책의 일환이다. 여기에는 신규 운수권 배분 기준 등이 포함됐는데, “사망자 발생 사고를 일으킨 항공사는 1년간 운수권 배분 대상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연말 무안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에 대해 ‘국토부가 올해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피어나고 있다.

먼저 지난해 12월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항공사들에게 재분배하는 노선 및 운수권은 △서울∼시안·선전·장자제·베이징·상하이·톈진·창사 △부산∼베이징·칭다오 △서울∼오사카·나고야·삿포로·후쿠오카 △부산∼오사카·나고야·삿포로·후쿠오카 △서울∼자카르타 등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중국 베이징·상하이 노선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노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제주항공에서는 이 가운데 제주항공은 서울∼자카르타 운수권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 최대의 비즈니스 도시’로 평가되는 지역이다. 업계에서도 당초 자카르타 운수권은 제주항공에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 유일하게 인천∼인도네시아 발리·바탐 노선을 운항 중인 항공사가 제주항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토부에서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내부적으로 운수권 분배 평가 기준을 수정하고 나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여기에 올해 운수권 재분배 일정도 확정되지 못한 점도 고려할 사안으로 볼 수 있다.

국토부는 그간 운수권 정기 배분을 상반기에 진행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그리고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2020년까지 전부 2월 12∼27일 사이 국토부의 항공 운수권 정기 배분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가 종식된 후에는 △2022년 4월 14일 △2023년 5월 19일 △2024년 5월 26일 각각 운수권 정기 배분이 이뤄졌다.

이렇듯 예년 사례를 취합하면 국토부의 정기 운수권 배분은 상반기에 이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반기에 운수권을 배분하는 이유로는 항공사들의 운항스케줄 조정에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 및 배려로 풀이된다. 특정 항공사가 처음으로 취항하는 신규 노선의 경우 해외 지점 개설 및 인력 채용·파견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상반기에 운수권을 취득하더라도 그 해 동계운항스케줄이 시작되는 10월말부터 취항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 운수권 배분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월 첫째주는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 부처님 오신 날(석가탄신일) 등 휴일이 적지 않다. 여기에 5월 말에는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6월 초에는 대선 투표일이 차례로 예정돼 있어 상반기 내에 운수권 배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운수권 배분을 위한 평가가 진행되더라도 제주항공이 긍정적인 결과를 받아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국토부가 사망자 발생 사고를 일으킨 항공사에 대해 운수권 배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소급적용이 어려워 운수권 배분에 제주항공이 제외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토부가 이번에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 방안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항공 운수권을 배분하는 과정에 평가를 하는 지표(채점표)를 새롭게 만들 예정으로 확인돼 제주항공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늘(30일)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 방안 중 ‘사망자 발생 사고 항공사에 대해 1년간 운수권 배분 대상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내용은 시행 이후 발생한 건에 대해 적용이 가능하고 이전 사고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을 할 수 없는 만큼 지난해 연말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도 운수권 신청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국토부)가 올해부터 운수권 배분 과정에서 채점하는 평가표를 수정·변경을 추진 중”이라며 “새로운 평가표 기준으로 점수를 매길 때 제주항공을 포함해 항공안전사고가 발생했던 항공사들은 감점요인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국토부가 올해 운수권 배분에 제주항공의 참여를 직접적으로 제한하지는 않지만, 운수권 배분 평가표를 새롭게 변경하게 되면 기존 평가표 기준 획득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운수권 배분 평가표 변경 이전 기준에서 받을 수 있었던 운수권을 못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나마 특정 노선 운수권을 받으려 신청한 항공사가 만약 제주항공 단 한 곳뿐이라면 점수 여부와 무관하게 제주항공이 해당 운수권을 획득할 수도 있다.
 

결론 : 판단 보류

국토부가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소급 적용할 수는 없으나, 새롭게 만든 항공 운수권 배분 평가 채점표의 영향은 일부 있을 것으로 예상

근거자료 및 출처
국토교통부「항공안전 혁신 방안」발표 보도자료
2025. 4. 30 국토교통부
2018~2024년 국토부 항공 운수권 정기 배분 발표 시기
2025. 4. 30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 운수권 배분 총괄 국제항공과 관계자 인터뷰
2025. 4. 30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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