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본더 시장 재편되나…한화세미텍, 한미반도체 임원 명예훼손 혐의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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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Expert. /한화세미텍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의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 고위임원 A 씨와 유튜버 B 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한화세미텍은 A씨가 방송에 출연해 자사 개발 인력과 업력에 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해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모기업인 한화비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다.

앞서 한화세미텍은 A씨와 B씨에게 '허위사실 유포 중단과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하자 고소로 대응했다.

A 씨는 지난달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화세미텍이 언론에 공식 배포한 TC본더 사진을 두고 "TC본더가 아닌 플립칩 본더"라고 주장했다. 또 한화세미텍의 업력이 3년에 불과하고 인력은 14명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화세미텍은 한화그룹 인수 이전인 삼성항공 시절인 1993년부터 반도체 개발을 해왔고, TC본더가 포함된 반도체 후공정 개발과 서비스 관리 인력만 100여 명에 이른다고 즉각 반박했다.

양측의 갈등은 SK하이닉스가 HBM 제조에 필수인 TC본더(열압착장비)의 공급사 다변화를 고려하면서부터 불거졌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한화세미텍과 10대 안팎(420억원 규모)의 HBM용 TC본더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로부터 독점 공급받던 열 압착(TC) 본더 공급망 다각화를 꾀하고자 싱가포르 ASMPT와 한화세미텍으로 넓힌 것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독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8년간 장비 가격을 동결하며 '동맹' 관계 유지에 힘써온 한미반도체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 납품하기로 한 TC본더 가격이 한미반도체보다 28% 가량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 HBM 생산 현장에서 자사 TC본더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를 철수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여기에 한미반도체가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양측의 법적 갈등은 심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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