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이 연일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이 ‘제2의 내란을 획책’, ‘정치 중립의무 위반’ 등을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선을 관리해야 할 심판이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총리는 대선에 출마할 자격과 능력이 없다. 12·3 내란을 막지 않은 공범이자 위헌적 월권으로 윤석열을 비호한 내란수괴 대행이었다”며 “한 달 남은 대선과 국정을 관리해야 할 총책임자가 기어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제2의 내란을 획책하는 윤석열의 하수인이라는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정치권에선 한 대행이 내달 초 사퇴 후 대선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이 내달 4일이기 때문이다. 한 대행의 측근인 손영택 총리 비서실장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것도 한 대행 대선 출마 관측에 더욱 힘을 실었다. 민주당도 한 대행 출마를 염두에 둔 상황이다.

민주당에선 한 대행의 출마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전날(28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 이 분은 지금 공직자다. 공직자가 이런 식의 행태를 보이는 건 정치 중립의무 위반”이라며 “어떻게 보면 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지난 27일 후보로 선출된 후 기자들과 만나 “심판을 하고 계신 분이 끊임없이 선수로 뛰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국민이 갖고 있다”며 “여전히 내란의 주요 종사자들, 부화뇌동하는 자들이 정부 중요한 직책을 갖고 남아있는 것 같다.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무시하는 건 헌법파괴 행위이고 사실상 내란 행위”라고 직격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러한 한 대행을 향한 공세가 한 대행 출마 자체를 견제하기보다는 한 대행을 중심으로 한 ‘반이재명 빅텐트론’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한 대행은 국민이 잘 모르기 때문에 반이재명 정서를 어느 정도는 업을 수 있다”며 한 대행이 반명 프레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 ‘대선 출마설’ 이낙연에도 비판 쇄도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은 대선 출마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향한 비판에도 나섰다. 이 전 총리가 속해있는 새미래민주당의 전병헌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품격·미래 비전·위기관리 능력과 경험을 갖춘 이 전 총리, 전 민주당 대표의 후보 등록 준비를 국민·당원과 함께 착실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이 전 총리의 출마를 시사했다.
또한 이 전 총리는 ‘반명 빅텐트’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이 전 총리가) ‘바깥에서 빅텐트를 친다면 자기도 흔쾌히 돕겠다’고 하는 걸 내가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에 민주당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향후 (이 전 총리) 당신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지만, 내란 세력들과 함께 ‘반이재명 연대’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턱대고 아무나 손잡지 않겠다 했던 당신의 말에 따라 민주당 출신으로 국회의원·전남지사·국무총리까지 역임한 분이 그럴 리 없다고 믿는다”며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국민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짓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원이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전 총리) 당신 말씀대로 당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굴하고 민주당이 키운 사람 아닌가”라며 “내란동조 정당 국민의힘,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아바타 한덕수와 빅텐트라니, 제정신인가”라고 쏘어붙였다.
이어 “당신을 키운 전남 도민들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우리 호남의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냥 여생 조용히 살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지난 총선 당시 이 전 총리를 향해 ‘사쿠라(정치적 변절자)’라고 직격했던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번에도 사쿠라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전날 MBC 라디오에서 “이 전 총리의 얘기를 직접 듣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사쿠라 플러스 사쿠라를 해봐야 어차피 사쿠라 연합 후보가 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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