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vs호반 ‘쩐의 전쟁’] 한진칼 지분 싸움, 분수령은 ‘12월 28일’

시사위크
호반그룹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 호반건설
호반그룹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 호반건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호반그룹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호반그룹과 한진그룹 간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진칼 지분 싸움 분수령은 12월 28일이 될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양사의 주식 추가 매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한진칼은 지난 4일 최대주주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외 특수관계인 18인에서 ‘호반건설 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호반그룹은 2022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던 사모펀드 운용사 KCGI의 한진칼 지분을 인수한 뒤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5일 현재 호반그룹에서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은 △호반건설 11.5%(767만6,827주) △호반 0.15%(9만9,000주) △호반호텔앤리조트 8.34%(556만6,702주) △호반산업 0.71%(47만1,524주) 등 총 20.69%(1,381만4,053주)다.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은 20.58%(1,373만8,919주)다. 호반산업에서 한진칼 주식을 35만9,379주 추가 매입하면서 호반그룹 측의 한진칼 지분율이 조 회장 측을 0.11%p(퍼센트 포인트) 앞지르며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이다.

한진칼 지분 가운데 델타항공과 LX판토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KDB산업은행과 국민연금공단도 조원태 회장 편에 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그래픽, 자료=금융감독원
한진칼 지분 가운데 델타항공과 LX판토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KDB산업은행과 국민연금공단도 조원태 회장 편에 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그래픽, 자료=금융감독원

한진칼 최대주주가 호반그룹으로 변경되긴 했지만, 업계에서는 당장 경영권 관련 문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계획을 밝혔고,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다시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율이 호반그룹을 넘어선다.

조 회장은 지난 2일 지분 매입 계획 공시를 통해 다음 달 3일 한진칼 주식 32만5,000주를 추가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분율은 약 0.48%다. 현재 조 회장 측 한진칼 보유 지분이 20.58%인데, 0.48%를 더하면 21.16%로 늘어난다.

여기에 조 회장의 우군인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14.9%(9,947,508주)를 쥐고 있다. LX판토스도 한진칼 지분 3.83%를 보유 중이며 조 회장 우호 지분으로 평가된다. KDB산업은행과 국민연금공단에서도 한진칼 지분을 각각 10.58%(706만2,146주), 5.11%(341만239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조 회장 측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 인수대금으로만 1조8,000억원, 그리고 인수 후 통합 과정에 약 1조원 정도를 쏟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대규모 자금 투입은 그룹 차원에서 다른 투자나 지배구조 관련 자금 운용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정부와 산업은행이 주도적으로 대한항공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로 선정해 추진한 정책적 구조조정 성격의 M&A(인수합병)라고 볼 수 있는데, 산은과 국민연금 측에서 조 회장 측에 서지 않는다면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의 우군으로 평가되는 지분을 감안하면 내년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우군으로 평가되는 지분을 감안하면 내년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한진그룹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당장에는 조 회장의 한진칼·대한항공 경영권 방어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다만 호반그룹에서 자금을 추가로 동원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이 당장 통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만 7,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부 한진칼 지분 매입에 투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자금을 끌어와 지분 싸움을 벌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취득 목적은 ‘단순 투자’라고 밝히고 있지만, 호반그룹이 한진칼 이사회 진입을 추진하는 등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반그룹이 한진그룹의 경영권 확보를 노린다면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가 이사회 입성의 적기로 보인다. 산은에서 추천한 한진칼 사외이사 3인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주총에서 이사를 추천하는 등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라면 연말까지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3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은 올해 12월 28일까지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호반그룹과 조 회장 측의 한진칼 지분 매입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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