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건과 관련한 은행·증권사에 대한 과징금 제재가 최종 확정됐다. 과징금액은 총 3,712억원으로 당초 예상된 수준보다 대폭 경감됐다.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 최초 산정액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4일 제19차 정례회의를 열고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7개 은행과 6개 증권사에 과징금 총 3,712억4,200만원과 과태료 33억9,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은행권은 과징금 총 3,619억6,000만원, 과태료 총 17억7,800만원을 부과받았다. 각사별 과징금액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1,723억3,400만원(과태료 1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은행 924억7,500만원 △NH농협은행 401억7,500만원(4억2,000만원) △신한은행 387억4,500만원 △SC제일은행 179억원(과태료 1,600만원) △우리은행 3억3,100만원 순이었다. 수협은행에는 과징금 대신 과태료 4,200만원이 부과됐다.
또한 금융위는 6개 증권사(미래에셋·KB·신한투자·NH투자·한국투자·삼성증권) 과징금 92억8,200만원과 과태료 16억1,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92억원)이 증권사 과징금 부과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번 제재는 홍콩 ELS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진 지 약 3년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홍콩 ELS 사태는 2023년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촉발됐다. 금감원은 은행사 등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를 적발해 제재 절차를 진행해왔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안을 확정하면서 7개 은행이 해당 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보여주는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설명서에서 누락하거나 분석 기간을 변경한 자료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은행은 상품 설명서에 손익구조가 ‘기초자산의 변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식으로 지나치게 단순하게 설명했다. 또한 고객의 재산 상황 정보를 고려하지 않는 투자자 성향 평가를 토대로 투자를 권유한 사례도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사들이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 등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은행권 최종 과징금 액수는 초반 논의와 비교하면 대폭 감경된 것이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과징금을 약 4조원으로 산정했다가 지난해 11월 약 2조원으로 낮춰 사전 통보했다. 이어 올해 2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약 1조4,000억원으로 낮췄지만 금융위가 법적 근거와 사실관계를 보완하라고 요구하면서 재조정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재검토를 거쳐 지난 6월 과징금을 6,000억원으로 낮춰 재의결했다. 이후 금융위의 논의를 거쳐 은행권 과징금은 3,619억6,000만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금융위는 은행들이 피해 고객에게 배상에 나선 점, 불완전판매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의 계도 기간에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 액수를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3년간 은행권을 뒤흔든 ELS 사태는 마무리 국면을 맞았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권이 이번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대로 과징금을 수용할 경우, 이사회 차원에서 배임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있어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과징금 액수는 어느 정도 예측된 수준에서 부과됐다”면서 “향후 행정 소송에 나설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해당 사안은 검토할 수 있겠으나 현재로선 뭐라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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