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참여 무산 위기···경북도 재정 문턱에 발목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울진군이 지역소멸 대응과 주민 생활 안정을 위해 추진했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경북도의 재정 지원 확약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사업계획의 경쟁력이나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기도 전에 공모 자격을 갖추지 못해 정부 심사에서 배제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번 상황은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이 지역 정책 추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려는 군 단위 지자체의 노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울진군이 참여를 추진한 농어촌 기본소득은 농어촌 주민에게 매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정부 시범사업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침체된 지역에 소비를 유도하고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지자체가 추가 재원을 마련할 경우 지급액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울진군은 기본소득을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고 공모 준비에 나섰다. 사업의 필요성과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재원 마련 방안까지 검토하며 정부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황이주 울진군수 역시 중앙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 10월31일 이재명 대통령의 청송 방문 당시 울진의 사업 추진 필요성을 직접 전달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국회를 찾아 지원 필요성을 설명했다.

울진군이 기본소득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인 배경에는 울진의 특수한 지역 여건도 자리하고 있다. 울진에는 원전 10기가 가동·입지해 국가 에너지 공급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군은 국가 에너지 산업을 뒷받침해 온 지역의 기여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원전이라는 지역 자산과 특성을 활용해 안정적인 기본소득 체계를 구축하고, 주민 생활 개선과 지역 내 소비 확대를 함께 이끌겠다는 것이 울진군의 구상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 의지와 별개로 공모 참여를 위한 행정적 요건이 발목을 잡았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7년 시범사업 공모에서는 시·도와 군이 지방비 확보를 확약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서류가 없으면 사업계획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경북도는 재정 부담 등을 고려해 도내 신청 희망 지역 7개 군 중 봉화군에만 지방비 확보 확약서를 제출했다. 이로 인해 울진군을 포함한 6개 군은 공모에 필요한 기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울진군은 도의 재정적 부담을 이해한다면서도, 지역별 상황과 정책 추진 필요성을 고려해 정부 심사에 참여할 기회는 마련됐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공모에 제출한 계획이 얼마나 현실성 있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판단받기도 전에 참여가 제한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지역소멸 위험도와 정책 실행 가능성,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공모인 만큼, 울진의 지역적 특성과 사업 추진 의지가 평가 과정에서 다뤄지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울진군은 이번 공모 결과를 계기로 기본소득 추진을 중단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실행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지역 자원을 활용한 정책 모델을 보완하고, 정부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관련 제도 정비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황이주 울진군수는 "지역의 재정 여건이 어렵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군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준비해 온 정책이 평가 대상조차 되지 못한 현실은 안타깝다"며 "울진의 사업계획과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검토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에너지 산업을 위해 오랜 기간 역할을 해 온 울진이 그에 상응하는 주민 혜택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시범사업 참여가 어려워졌더라도 군민을 위한 정책 발굴은 계속할 것이며, 지속 가능한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 필요한 제도와 재원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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