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시장’ P-CAB 5파전 예고…신약 진입에 영업망 재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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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CAB 시장이 5개 제품의 경쟁 구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국내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시장이 기존 3개 제품 중심에서 5개 제품의 경쟁 구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P-CAB 시장은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 등 3개 제품이 주도해 왔다. 최근 한국다케다제약의 ‘보신티’가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며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대원제약의 ‘파도프라잔’도 임상 3상에서 주요 평가 목표를 달성하고 연내 품목허가 신청을 추진하면서 경쟁 구도가 확대되고 있다.

P-CAB은 위산 분비에 관여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보다 약효 발현이 빠르고 식사 여부에 따른 복용 제약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CAB 계열 의약품의 원외처방액은 3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9% 증가했다. 올해는 연간 처방액이 4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 케이캡 선두 속 펙수클루·자큐보 추격…처방 경쟁 확대

올해 3분기 케이캡의 원외처방액은 약 6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펙수클루는 약 455억원, 자큐보는 약 28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펙수클루는 약가유연계약에 따라 실제 약가가 아닌 공개용 표시가격을 기준으로 처방액이 집계돼 제품 간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기존 제약사들은 적응증과 제형을 확대하며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 7월 케이캡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투여 관련 소화성궤양 예방 적응증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로써 케이캡의 적응증은 총 6개로 늘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 3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도 자큐보의 처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위궤양 치료 적응증에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으며, 올해 1월에는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을 출시했다.

HK이노엔 케이캡(왼쪽부터), 대웅제약 펙수클루, 제일약품 자큐보. /각 사

◇ 다케다 보신티 출시…대원제약 파도프라잔도 3상 성공

한국다케다제약은 이달 1일부터 P-CAB 계열 치료제 보신티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보신티는 일본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보노프라잔 성분의 의약품으로, 일본에서는 2015년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2019년 처음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급여 등재가 이뤄지지 않아 2024년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이후 지난해 재허가를 받아 국내 시장 진입을 다시 추진했다.

보신티는 위궤양과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치료 후 유지요법, NSAIDs 투여에 따른 위·십이지장궤양 재발 방지 등 4개 적응증에서 급여를 인정받았다.

대원제약은 지난달 29일 파도프라잔의 국내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하고 기존 PPI 계열 치료제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국내 22개 의료기관에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32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파도프라잔 20㎎과 40㎎ 투여군을 에소메프라졸 40㎎ 투여군과 비교한 결과 두 용량 모두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 약물이상반응 발생률에서도 투여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원제약은 연내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시험도 준비 중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5파전 앞둔 P-CAB 시장…적응증·영업망 확보 관건

P-CAB 시장의 경쟁이 확대되면서 제약사들의 판매 체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제품들이 적응증과 제형을 확대하는 동시에 영업망을 재정비하면서 신규 진입 제품들과의 처방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8월 말 종근당과 펙수클루의 공동판매 계약을 종료하고 자체 판매 체제로 전환했다. 일부 용량은 기존 재고 소진 등을 위해 이달 말까지 공동 유통한 뒤 다음 달부터 유통을 일원화할 예정이다.

HK이노엔 역시 올해 말 보령과의 케이캡 공동판매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양사는 아직 재계약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로, 향후 판매 방식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P-CAB 시장에 신규 치료제가 잇따라 진입하면서 제약사들의 경쟁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P-CAB 시장에 신규 제품이 잇따라 진입하면서 제약사 간 처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제품들이 이미 처방 기반을 확보한 만큼 후발주자들은 적응증 확대와 영업망 구축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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