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통합호 출항 전 '암초'...사장 인선부터 한진칼 경영권까지 '흔들'

포인트경제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포인트경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법인 출범이 임박하면서 3년 만에 부활하는 사장직 후보가 3인으로 압축됐다. 다만 통합 LCC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진에어 수장의 돌연 사임과 지주사 한진칼을 둘러싼 호반그룹과의 지분 경쟁까지 더해져 메가 캐리어의 앞길에 격랑이 예상된다.

3년 만에 부활하는 대한항공 사장직…3인 후보군으로 압축

통합 대한항공의 수장 자리를 두고 리더십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성공적인 물리적·화학적 통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3년간 비워두었던 사장직을 다시 부활시키기로 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임 사장 후보는 내부 사정과 글로벌 항공 시장에 능통한 핵심 고위 임원 3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 3인은 송보영 현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부사장)와 유종석 대한항공 부사장, 조성배 아시아나항공 부사장이다.

송보영 부사장은 여객사업본부장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PMI(인수 후 통합) 현장을 주도해 온 통합 실무 전문가로, 양사 조직 융합과 여객 사업 효율화를 극대화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엄재동 부사장은 팬데믹 시기 화물 사업 반전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영업·화물 전략통으로, 메가 캐리어 출범 후 글로벌 공급망 수익성을 견인할 인물로 꼽히고 있다.

박희돈 부사장은 경영지원과 현장 운항 관리를 두루 거친 조직·안전 관리형 리더로, 대형 통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운항 체계 확립과 내부 조직 안정화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사장 인선은 아시아나항공 흡수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 융합과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 조정, 글로벌 항공 연합체 내 위상 제고 등 산적한 과제를 완수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업계는 매년 1월 이뤄진 대한항공 정기 임원인사가 다음달 17일 통합 대한항공 출범 전에 매듭될 것으로 보고 이달 단행을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 LCC 도약' 외치던 박병률 대표, 돌연 사임

그런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의 핵심 축 중 하나인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던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가 전날 돌연 사임을 발표했다.

올초에도 "아시아 최고 LCC 도약"을 외치던 그의 '일신상의 사유'로 인한 갑작스런 퇴진에 업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CI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CI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업계에서 보는 표면적인 배경에는 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 경영론과 리더십 쇄신의 필요성이 거론된다. 2022년 재임 초기에는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살아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으나, 최근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데다, 에어부산·에어서울과의 3사 합병 과정에서 지배구조 재편 및 지역사회 반발 등의 부담이 가중됐다. 여기에 메가 캐리어 출범에 맞춰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 작업이 맞물려 수장 교체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최근 발생한 보안 악재와 조직 내부 갈등이 언급된다. 최근 외부 해킹 세력의 비정상적 접근으로 1400여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터지며 최고경영자로서 리스크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이 불거졌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승무원 및 현장 직원을 중심으로 한 내부고발로 열악한 근로환경과 노동강도 문제가 폭로되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으며 물러남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무성한 소문 속에서 갑자기 수장의 공백을 맞이한 진에어는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며, LCC 통합 작업의 차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호반그룹과 한진칼 지분전쟁 격화

내부 리더십 재편으로 어수선한 와중에 지주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둘러싼 호반그룹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의 지분 전쟁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호반그룹은 최근 장내 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20% 이상으로 늘리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율이 조원태 회장 개인이 보유한 지분을 넘어서며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조 회장 측은 즉각 370억 원 규모의 한진칼 주식 추가 취득 계약을 체결하며 배수진을 쳤으나, 호반그룹이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등 항공업 진출 욕구를 끊임없이 드러내 온 만큼 단순 투자를 넘어선 경영권 분쟁으로 재확산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한국 항공산업의 지형을 바꿀 거대 프로젝트가 사장직 인선을 통한 인적 쇄신 노력에도, 별안간 사라진 LCC 통합 리더십 복원 과제와 경영권을 위협하는 호반그룹과의 지분 싸움으로 암흑기를 맞이하며 정식 출항 전 산통을 제대로 겪고 있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이 이 풍랑을 어떻게 돌파할지 향후 발표될 사장단 인사와 한진칼 지배구조의 향방에 재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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