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세계를 현실로… 야심찬 도전 ‘재혼 황후’, 관건은

시사위크
디즈니+ 새 오리지널 ‘재혼 황후’가 글로벌 시청자 겨냥에 나섰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새 오리지널 ‘재혼 황후’가 글로벌 시청자 겨냥에 나섰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여의도=이영실 기자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 황후’가 K-로맨스 판타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한다. 원작 속 낯선 세계관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했을지가 관건이다.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 황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조수원 감독과 배우 신민아·주지훈·이종석·이세영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재혼 황후’는 동대제국의 완벽한 황후 나비에(신민아 분)가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 분)에게 빠진 황제 소비에슈(주지훈 분)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이를 수락하는 대신 서왕국의 왕자 하인리(이종석 분)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판타지다.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웹소설에서 출발해 웹툰으로 영역을 확장한 ‘재혼 황후’는 영어·스페인어·일본어 등 세계 10개 언어로 서비스되며 글로벌 팬덤을 쌓았다. 원작 웹소설 다운로드 수는 1억6,000만건 이상, 웹툰 글로벌 누적 조회수는 지난 7월 기준 약 29억7,000만회에 달한다.

조수원 감독은 많은 사랑을 받은 원작의 실사화를 두고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종석이 시작할 때 큰 용기를 줬다”며 “진행하면서도 ‘이런 조합이 가능할까,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현장에서도 그렇고 지금 이 순간까지 네 배우가 너무 잘 도와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 실사 시리즈에 어울리는 톤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조수원 감독은 “드라마의 톤을 결정하는 게 가장 큰 일이었다”며 “원작 소설이 가진 진지함과 재미가 있고 웹툰은 조금 더 밝고 잔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 중간을 설정해 톤을 잡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작에서 덜어내려고 한 것은 없었다. 최대한 충실하려고 했다”며 “원작을 봐온 많은 팬들이 재미있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상상 속 세계를 현실로 구현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독일과 체코의 실제 성과 정원을 찾아 촬영했고 국내에는 대규모 세트를 제작했다. 조수원 감독은 “인물들이 움직이는 공간이 진짜처럼 느껴졌으면 했다”며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준비를 많이 했고 미술과 VFX 관련 자료도 많이 보고 헌팅도 정말 많이 다녔다”고 말했다. 또 독일에서 촬영지를 발견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인물들이 이 안에서 정말 재미있게 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재혼 황후’ 배우들. (왼쪽부터) 주지훈·신민아·이종석·이세영. / 시사위크 DB
새로운 도전에 나선 ‘재혼 황후’ 배우들. (왼쪽부터) 주지훈·신민아·이종석·이세영. / 시사위크 DB

신민아는 동대제국의 완벽한 황후 나비에로 분한다. 품위와 단단함을 지닌 황후이면서 배신과 새로운 사랑을 지나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는 인물이다. 신민아는 “황후라는 무게감 때문에 감정 변화가 크게 보여서는 안 됐지만, 한 여성으로서 새로운 사랑에 빠지고 그것을 선택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며 “황후와 인간 나비에의 감정 사이에서 선을 잘 타야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공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했다”고 이야기했다.

새로운 세계관 역시 도전이었다. 그는 “드레스를 입고 헤어스타일도 매번 바꾸면서 황후의 기품을 외적으로 보여줘야 했다”며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세트에서 연기하면서 ‘다시는 이런 세계관에서 연기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고 좋은 추억이 됐다”고 전했다.

주지훈은 나비에의 남편이자 동대제국의 황제 소비에슈를 연기한다. 라스타와 새로운 사랑에 빠지면서 완벽했던 관계와 제국에 균열을 만드는 인물이다. 주지훈은 소비에슈를 두고 “좋게 이야기하면 아이 같은 사람”이라며 “순수하게 자기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이면서 그것이 타인에게 피해가 된다는 생각을 잘하지 못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소비에슈의 선택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했다. 주지훈은 “원작은 소설과 만화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생기는데 실사로 보면 가상의 세계라고 해도 실제 왕실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소비에슈 입장에서는 후사를 만드는 선택에 정당성이 있을 수 있지만 작품은 나비에의 감정을 따라간다. 내 캐릭터의 정당성을 가져가면서도 극 전체에서 튀어 나가지 않도록 관계의 디테일을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원성을 살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주지훈은 “연예계 생활을 20년 넘게 하면서 수십만 건의 댓글을 봐 멘털은 준비돼 있다”며 “작품만 재미있게 봐주신다면 마음껏 욕해도 좋다”고 웃었다. 이어 “나로 인해 심장이 뜨거워지거나, 나를 보며 분노를 표출해 현생에서 속이 시원해진다면 배우로서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캐스팅 조합을 완성한 ‘재혼 황후’ 스틸.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민아·주지훈·이세영·이종석.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화려한 캐스팅 조합을 완성한 ‘재혼 황후’ 스틸.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민아·주지훈·이세영·이종석.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종석은 자유롭고 여유로운 매력을 지닌 서왕국 왕자 하인리로 나선다. 신비한 새 ‘퀸’으로 변할 수 있는 비밀을 지닌 인물로, 나비에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원작 웹소설과 웹툰을 재미있게 봤다는 이종석은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했을 때 낯설지만 굉장히 새롭고 매력적인 작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왕자 역할을 또 언제 해보겠나 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인리와 퀸이 동일한 존재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제작진과도 세밀하게 의견을 나눴다. 이종석은 “CG팀에서 내가 연기할 때 특징적인 몸짓이 있다면 참고해 새를 작업하겠다고 해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머리색이나 모양새, 몸짓까지 하인리와 퀸이 연결될 수 있도록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적인 부담도 컸다. 이종석은 “극 중 하인리를 두고 ‘눈을 마주치면 쓰러진다’ ‘목소리가 듣기 좋다’는 식의 묘사가 너무 많았다”며 “어떤 작품보다 외적인 모습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고 그게 굉장히 부담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세영은 도망 노예에서 황제의 사랑을 받으며 인생이 뒤바뀌는 라스타로 분한다.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모습 이면에 강한 생존 본능과 욕망을 품은 인물이다. 이세영은 “한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밉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랑스러운 악역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라스타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배가 고프면 본능적으로 밥을 달라고 울지 않나. 라스타 역시 살아남기 위해 굉장히 치열하게 욕망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순수성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순수악’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 “원작 속 라스타가 정말 욕먹을 행동과 말을 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무엇일까 고민했다”며 “정말 열심히 외모 관리를 했다. ‘그래도 죽이고 싶은데 조금 짠하기도 하고 이해가 간다’는 반응을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력했다”고 웃었다.

당초 4일 공개 예정이었던 ‘재혼 황후’는 일정을 하루 앞당겨 제작발표회가 열린 이날 오후 베일을 벗었다. 조수원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반응이 좋아 기대감이 더 커졌다”며 “가장 궁금했던 지점이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됐을 때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까 하는 것이었다. 많이 떨린다. 제작발표회 당일 공개하게 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민아는 “우리가 만든 세계관 안에서는 배우들도 쉽게 빠져들어 연기했다”며 “시청자들도 우리가 만든 세계관 안으로 들어와 각 배우의 매력을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주지훈 역시 “판타지라는 작품의 톤 앤드 매너가 디즈니+라는 플랫폼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마음껏 판타지를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보탰다. 이종석은 “그 자체로 즐긴다면 조금 낯설더라도 반드시 재미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재혼 황후’는 3일 1~4회 공개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2회씩 총 10개의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낯선 세계를 현실로… 야심찬 도전 ‘재혼 황후’, 관건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