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美 정부 상대 관세 환급 소송…최소 40억원 돌려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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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24일(현지시간) LA타임스가 주최한 ‘101 베스트 레스토랑 인 LA’ 행사의 농심 부스. /농심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농심 미국법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시절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기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 중 첫 사례다. 추산 환급액만 최소 40억원대로, 다른 K-푸드 기업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 미국법인인 농심 USA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미국 정부와 관세국경보호청(CBP), 로드니 스콧 CBP 청장을 상대로 소장을 제출했다.

농심 USA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와 이에 대한 이자를 돌려달라고 청구했다. 이미 세액이 확정된 수입 신고 건은 IEEPA 관세를 제외해 재산정하고, 아직 세액이 확정되지 않은 건은 해당 관세를 뺀 금액으로 정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소송은 이미 납부한 관세의 환급뿐 아니라 해당 관세의 위법성을 확인하고 집행을 금지해 달라는 청구도 포함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20일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판결만으로 개별 기업의 환급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농심 USA는 관세국경보호청(CBP)에 행정상 이의를 제기해도 구제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CBP가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뒤집거나 무시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미 세액이 확정된 수입 신고 건에 대해서는 재정산을 요구하고, 미확정 건은 IEEPA 관세를 제외해 정산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환급 규모는 최소 40억원대로 추산된다. 농심이 법원에 청구한 구체적인 금액은 소장에 적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농심 본사가 미국법인에 공급한 물량에 부과된 관세만 따져도 40억원이 넘는다.

농심 미국법인은 한국 본사 외에도 중국 법인 등에서 제품과 원재료 등을 수입하고 있어 실제 환급 대상과 금액은 수입 물량별 납부 내역과 세액 확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농심 미국법인 사건의 피고 측 답변 제출 기한은 오는 12월 28일까지다.

이번 소송은 미국 내 관세 환급 움직임의 일부이기도 하다. 미국 국제무역법원에는 같은 취지의 소송이 다수 제기된 상태다. 농심이 국내 주요 식품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환급 소송에 나서면서 다른 K-푸드 기업의 후속 대응도 업계의 관심사다.

기업별 미국 사업 구조에 따라 관세 부담과 환급 영향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판매법인 삼양아메리카가 본사에서 국내 생산 제품과 상품을 매입해 현지 도소매상과 대형 유통채널에 공급하는 수출 중심 구조다. 반면 CJ제일제당은 비비고를 앞세워 미국 현지 생산시설과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대상도 2022년 로스앤젤레스 인근 김치 공장을 가동하며 기존 수출 제품에 현지 생산 제품을 더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관세 환급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대부분이라 관세 환급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대상 관계자도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며 당사는 관세 환급과 관련해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미국법인의 관세 환급 효과가 올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미국법인의 관세 환급은 2분기 실적까지 반영된 바 없으며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2026년 실적에는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환급 신청 방식과 실제 지급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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