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해고·매뉴얼 정비 무색"…경남여성가족재단, 1년 만에 또 '강사료 부당지급' 논란

포인트경제
이찬호 경남도의원. /경남도의회
이찬호 경남도의원. /경남도의회

[포인트경제] 간부 징계해고와 업무매뉴얼 정비라는 고강도 쇄신책을 꺼내 들었던 경남여성가족재단에서 불과 1년 만에 동일한 유형의 예산 부당지급 사례가 또다시 적발됐다. 실효성 없는 형식적 대책이 재단의 고질적인 기강 해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반복되는 부당지급, '서류상 대책'에 그쳤다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이찬호 의원은 오는 10일 열리는 경남여성가족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 예산 집행과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의 문제점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앞서 재단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특정 강사를 임의로 선정해 강사료를 부당하게 지급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당시 재단은 1638만 원 상당의 부적정 집행분을 환수하고 관련 간부를 징계해고하는 한편, 회계·윤리교육 강화 및 업무매뉴얼 전면 정비 등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올해 실시된 재단 자체 종합감사 결과 성별영향평가센터에서 또다시 강사료 지급 기준 위반이 드러났다. 양성평등의식 함양 교육 과정에서 동일 강사가 연속·중복 강의를 맡았음에도 기준과 다르게 수당을 과다 지급해 총 889만 원이 환수 조치 대상이 됐다. 약속했던 재발 방지 대책이 현장 업무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한 셈이다.

◆ 채용·출장·근태까지…방만한 기관 운영 민낯

이번 감사에서는 강사료 문제뿐만 아니라 기관 운영 전반에 걸쳐 구조적인 부실 정황이 대거 포착됐다.

우선 채용 절차에서는 임직원 친인척 채용 공시 과정에서 비정규직 현황을 누락했고, 예비합격자 규모를 공고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서류 접수 단계에서 병역 증빙을 요구한 것은 '블라인드 채용'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로, 성평등 확산을 선도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여비 및 근태 관리 부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관외 출장 관련해서는 출장 여비를 수령한 날 중복으로 급량비를 타낸 사례가 19건에 달했다. 관내 출장은 공용차량을 이용하고도 여비를 감액하지 않은 사례가 4건 적발됐다.

근태 관리 관련해서는 유연근무제 운영 과정에서 출퇴근 기록이 누락되거나 의무 근무 시간인 '하루 8시간'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 회계통제 시스템의 허점과 책임론 대두

이번 행정사무감사의 핵심 쟁점은 단순 실무자의 실수를 넘어선 '회계통제 구조의 결함' 여부가 될 전망이다.

강사료 등 주요 예산은 담당 실무자의 산정 이후 여러 단계의 검토와 결재, 지출 승인 단계를 거쳐 집행된다.

체계적인 결재 시스템이 작동했음에도 기준 위반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것은 구조적 허점을 방치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실무자뿐만 아니라 최종 승인권을 가진 책임자들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찬호 의원은 "징계해고라는 중징계가 내려졌음에도 1년 만에 똑같은 부조리가 되풀이된 것은 재단이 매뉴얼만 고쳤을 뿐 일하는 방식은 전혀 바꾸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도민의 소중한 세금이 투입되는 출연기관에서 수당이 기준 없이 새어 나가는 방만 행정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재단이 성평등 및 가족 정책의 싱크탱크로서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려면 기관 운영의 뼈대를 완전히 바로 세워야 한다"며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조직 쇄신의 확실한 기점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감사는 신임 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공식 감사인 만큼, 재단 전반의 난맥상을 진단하고 향후 고강도 쇄신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도의회의 매서운 검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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