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이랑 승부 한번 하고 싶었는데” 김도영 시리즈? 최형우 시리즈? 삼성 KS 가면 원태인 시리즈[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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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9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PO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원태인이 7회말 2사 후 KIA 김도영 타석 때 교체되며 아쉬운 미소를 짓고 있다./광주=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이랑 승부 한번 하고 싶었는데.”

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 원태인(26)이 플레이오프서 불펜에 대기한 것 자체로도 취재진과 팬들을 놀라게 했는데, 끝이 아니었다. 원태인은 27일 2차전서 실제로 5점차서 마무리로 등판해 1이닝을 잘 막았다.

2026년 10월 29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PO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원태인이 6-4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광주=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그래서 29일 3차전서도 마무리로 대기할 것으로 보였지만 아니었다. 박진만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원태인을 꼭 마무리로 쓰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원태인은 4-3으로 앞선 6회말에 네 번째 투수로 등판, 1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등판하자마자 나성범에게 동점 우월 솔로포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 차분하게 아웃카운트 5개를 올렸다. 타선이 7회초에 2점을 뽑았고, 원태인은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김도영 타석에서 이승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의 가장 중요한 시점, 그러니까 꼭 마무리가 아니어도 중요한 포인트에 원태인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또 29일 3차전서 쓰지 않는다면 30일 4차전 선발로 쓰려고 했지만, 3차전을 앞두고 3~4차전 불펜 대기를 확정했다. 즉, 박진만 감독은 3차전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크리스 페덱을 4차전 선발로 쓰기로 결심했다.

또한, 처음엔 6회부터 9회까지 책임질 요량으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박진만 감독은 그 사이에 또 생각을 바꿔 길게 쓰지 않았다. 30일 4차전 구원등판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것이다. 실제 1차전서 97구를 소화하고 나흘만에 다시 던지는 페덱이 긴 이닝을 던지긴 어렵다. 삼성은 4차전서 또 한번 불펜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원태인이 마무리 혹은 브릿지 역할을 무조건 해줘야 한다.

원태인은 3차전 구원승 직후 “6회부터 끝까지 다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말씀해줬다. 사실 오늘 안 던지면 내일 4차전 선발을 준비해달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감독님 생각이 바뀌었다. 페덱이 3일 쉬고 4차전에 나가고 내게 오늘, 내일 불펜에 대기해달라고 했다. 경기 전 코치님과 6회부터 끝까지 던지는 것으로 얘기가 됐는데 감독님이 내일 경기까지 생각 한 것 같다”라고 했다.

4이닝은 체력안배가 필요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웃카운트 5개만 잡으면서, 더 전력으로 던지지 못한 걸 아쉬워했다. 원태인은 “9회까지 다 던질 생각으로 한 이닝에 모든 힘을 쏟지 않았다. 빨리 내려올 줄 알았으면 6~7회 모든 걸 쏟아부을 걸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그런데 이기면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다”라고 했다.

나성범에게 맞은 홈런은 아쉬웠고, 김도영과 승부하지 못해 아쉬웠다. 원태인은 “민호 형이 2차전에 마무리로 올라갔을 때 체인지업이 너무 좋다고 해서 나성범 선배님에게 3개 연속 가려고 생각했다. 좀 더 잘 떨어뜨려야 했는데…동점을 허용했지만, 그래도 다시 잡은 리드를 안 뺏기고 내려와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또 원태인은 “분명 경기 전에 끝까지 다 던질 줄 알았고, 7회에 밸런스가 잡히면서 (김)도영이 앞에 주자를 안 깔고 도영이랑 승부를 한번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7회에 올라갔는데, 갑자기 코치님이 바꾼다고 하셔서 장난치는 줄 알았다. 진짜 바꾼다고 하길래…공 갖고 올라오셨더라고요. 의아한 표정으로 내려갔는데 감독님이 바로 불러서 오늘 맡은 역할을 너무 잘 해줬다면서, ‘오늘만 있는 것 아니니까 여기까지 하자’는 말씀을 듣고 ‘내일까지 생각하시는구나’ 이 생각을 하고 끝냈다”라고 했다.

불펜 투수의 삶에 잘 적응 중이다. 원태인은 “머리도 엄청 복잡하고 몸도 조금 힘든데, 매일매일 변동이 있는 상황이니 ‘뭐 어쩌겠나’라는 생각으로 준비한다. 언제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매 경기 최고의 컨디션으로 잘 준비하려고 하는 게 선발과 다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힘들지만 재밌다. 감독님이 믿으니까 비밀 무기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 싶다”라고 했다.

4차전 등판이 거의 확실하다. 프로 데뷔 후 첫 연투다. 원태인은 “고교 이후 처음이다. 걱정도 되지만 한 이닝을 최선으로 막아달라고 할 텐데 또 모르겠다. 내일은 한 이닝만 틀어막는다는 생각으로 좀 더 힘 있는 공을 뿌릴 예정이다”라고 했다.

세이브 욕심은 없다. 또 설령 등판하지 않아도 팀이 이기면 그만이다. 원태인은 “그냥 점수 많이 내서 끝내면 좋겠다. 페덱이 3일밖에 못 쉬었지만 1차전과 전혀 다른 피칭을 보여줄 것이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서 잘 던지면 좋겠고, 뒤에서 든든하게 받치겠다”라고 했다.

끝으로 원태인은 “나는 내일 안 던져도 괜찮다. 등판에 전혀 미련 없다. 그냥 내일 페덱이 잘 던지고 깔끔하게 한국시리즈 대비해서 힘을 아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저 등판 지시가 떨어지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얘기다.

2026년 10월 29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PO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원태인이 6회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광주=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원태인이 2차전 마무리, 3차전 멀티이닝 구원승에 이어 4차전서도 의미 있는 결괄를 남긴다면, 이번 플레이오프는 김도영 시리즈도, 최형우 시리즈도 아닌 원태인 시리즈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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