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보수 통합’을 내세워 접점을 늘리는 가운데 한 의원 역시 보수 재편 과정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당과 당내 영향력 확대라는 과제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운신의 폭을 넓히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 “함께 가야 할 분”… ‘훈훈연대’ 손 내민 한동훈
오세훈 시장은 지난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이후 보수 진영에서의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특히 그는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 과정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행사에서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며 “생각과 철학이 조금씩 다르신 분들이 함께 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메시지는 현역 의원들과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오 시장은 26일 항소심 선고 당시 법원을 찾았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을 서울시장 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응원에 감사를 전하는 자리였지만 계파와 당적을 넘나드는 만남이 오 시장의 정치적 기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오 시장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 의원도 통합에 함께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25일 KBS ‘일요진단’에서 오 시장을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고, 보수 진영의 승리를 위해서 힘을 합치고 함께 가야 할 분”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는 “저희가 손을 놓은 적은 없다”며 우호적인 관계가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친한(한동훈)계에서도 두 사람의 연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오 시장의 정치적 스타일을 수비수에, 한 의원을 공격수에 빗대며 서로 다른 강점이 협력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혼자 가면 빨리 갈 순 있지만 멀리 못 간다”며 힙을 합쳐 보수 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른바 ‘훈훈연대’가 구체적인 공동 행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 시장은 당분간 시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고, 오 시장과 가까운 이준석 의원은 명태균 의혹 대응을 둘러싼 한 의원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두 사람의 연대에 견제구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의원으로서는 오 시장과의 협력을 구체화하는 한편 이 의원의 견제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 복당은 제자리, 지지율은 상위권
차기 총선과 대선까지 내다봐야 하는 한 의원에게는 당 복귀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줄곧 국민의힘 복당 의사를 밝혀왔지만 장동혁 지도부와의 갈등에 가로막혀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이와 관련해 장동혁 대표는 당원게시판 사건이 해결되기 전에는 복당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당 밖에서의 활약도 이 벽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달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한 의원이 대여 경쟁력을 보여주자 당 안팎에서 복당론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실제 진전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장 대표 체제가 유지되는 한 복당은 쉽지 않다는 당내 관측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한 의원의 진로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차기 지도부의 구성과 노선에 따라 복당의 문이 열릴 수도 있어서다. 다만 당 밖에 있는 한 의원이 직접 개입해 구도를 바꿀 수단은 제한적이며, 당내 친한계가 이를 뒷받침할 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한 의원이 당장 선택을 서둘러야 하는 처지만은 아니다. 코리아정보리서치(천지일보 의뢰)가 29일 발표한 범야권 성향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한 의원(14.8%)은 오 시장(20.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지지세가 이어진다면 선거를 앞둔 당내에서 한 의원의 역할과 복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문제는 시간이다. 한 의원이 지지세를 유지하며 협력 기반을 넓혀간다면 기다림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반면 복당이 막힌 사이 오 시장 등 다른 주자들을 중심으로 당내 세력이 결집한다면 여론조사상 경쟁력과 실제 영향력 사이의 간극이 벌어질 우려도 있다. 기다림이 기회가 될지, 보수 재편에서 뒤처지는 시간이 될지. 한 의원의 계산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는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의 의뢰를 받아 지난 10월 26~27일, 양일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조사 방식 휴대전화번호 RDD를 활용한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3.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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