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가 5·18 민주화운동의 상흔을 극중에 녹여내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가운데, 일각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국회전자청원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전날 게재된 ‘SBS 닥터X 드라마 방영중단에 관한 청원’은 공개 전 필수 동의 요건인 100명을 충족해 소관 위원회 회부를 앞두고 공개 적격성 검토에 들어갔다.
청원인은 청원 글을 통해 "‘닥터X’ 6회에 극의 주된 흐름과 무관한 5·18 관련 소재가 전면에 등장해 많은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5·18은 큰 틀에서 비극적인 역사라는 점에 이견이 없더라도 세부적인 사안에서는 여야와 보혁 간 정치적 시각차가 존재하는 엄연한 정치적 사안"이라며 "의학 드라마에 이를 끌어들인 의도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드라마 제작진을 국회 증인으로 채택해 기획 과정을 검증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심의 기관의 철저한 조치를 요구했다.
해당 대목은 지난 24일 방송된 ‘닥터X’ 6회다. 극 중 천재 외과의 계수정(김지원)은 46년 전 1980년 5월 당시 머리에 관통상을 입고 뇌 속에 총알 파편을 품은 채 살아온 환자 오상범(하성광)의 수술을 자처했다. 생사조차 모른 채 헤어진 형에 대한 죄책감과 후유증으로 평생을 환각과 통증에 시달려온 피해자의 비극이 그려졌으며, 당시 군부 정권을 연상시키는 가상의 전직 대통령 캐릭터도 함께 등장해 피해자의 참담한 현실과 대비를 이뤘다.
방송 직후 여론은 갈렸다. 역사적 비극이 개인의 삶에 남긴 트라우마를 치유하려는 의사의 숭고한 사명감과 휴머니즘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는 찬사가 쏟아진 반면, 일각에서는 의학물에 지나치게 무거운 정치·역사적 프레임을 씌웠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러한 논란의 불씨 속에 제작진 측의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화제를 모았다. ‘닥터X’의 제작사 스튜디오S 이옥규 책임프로듀서(CP)는 방송 직후 개인 SNS에 드라마 포스터 이미지와 함께 "no fear(두려움 없다)"라는 짤막한 문구를 남겼다. 구체적인 배경을 덧붙이지는 않았으나, 방영 직후 일어난 정치적 논란이나 외압 가능성에 굴하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단단한 의지를 에둘러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찬반 논쟁 속에서도 드라마의 화제성과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닥터X’ 6회는 전국 가구 시청률 19.5%, 순간 최고 시청률 21.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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