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부가 ‘메가프로젝트’, ‘5극 3특 성장엔진’, ‘초광역특구’와 같은 역점 사업 추진 과제에 속도를 내기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초광역특구법 제정을 추진하고 메가 프로젝트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사활을 건 것이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등 각종 걸림돌을 해소하면서다. ‘지방 주도 성장’이라는 국가 전략에 따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규제합리위원회 제2차 전체 회의를 주재하고 “새로운 기술과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불편한 규제는 신속, 과감하게 개선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3대 메가프로젝트’와 ‘초광역특구’와 관련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수도권 집중이나 지역소멸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중요한 국가핵심전략”이라고 규정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월에 열린 1차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구체화하는 자리로, 정부는 먼저 ‘초광역특구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난 20일 국회에 발의된 초광역특구법은 5극 3특 성장엔진 육성과 대규모 기업 투자 유치를 통해 ‘지역 주도 성장’ 구현을 뒷받침한다. 법안은 320여 개 메뉴판식 규제 특례를 제공하고 현장 기업 수요의 맞춤형 규제 시스템 도입 내용이 등 담겼다. 또한 재정, 금융, 세제 등 범정부 정책 패키지 지원과 주거, 교육 문화 등 정주 여건 조성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단일 법률로 역대 최대인 300여 개 규제특례가 담겨있다고 한다”며 “물론 이게 다 통과될지는 알 수 없고 또 국회에서 꼼꼼하게 또 신속한 심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많이 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효율적 법안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며 “법 제정 이전에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 같다. 그런 사안들은 규제합리위원회에서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했다.
◇ 주 52시간 예외에 ‘시행령 개정’ 시사
로봇,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 메가프로젝트를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도 마련했다. 산업용 로봇과 휴머노이드의 현장 활용성을 높이고 건설, 배달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 규제 특례를 부여해 신규 서비스화 하는 데 힘을 싣기로 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시 필요한 행정 절차를 병행 처리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업 추진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생각이다.
초광역특구법 발의 과정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주52시간 예외’ 문제도 이날 회의에서 다뤄졌다.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 종사자와 사용자 간 서면합의를 통해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는 산업계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맞붙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일단 예외를 허용하는 법안과 허용하지 않는 법안 두 가지를 모두 마련한 상태인데, 아직까지 그 절충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시행령’을 개정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현행 반도체 특별법상 특별연장근로제가 마련돼 있는 만큼, 새로운 법을 만들기 보다는 기존의 방식을 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초과 수당 지급 문제와 건강권 문제 등 사안 하나가 가진 쟁점이 복잡한 상황에서 차이를 극복하고 접점을 찾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규제라는 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필요한 규제들도 많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 이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규제라는 것이 불필요하거나 과도하거나 어쩌면 규제를 하고 있는 주체들의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들도 많이 있다”며 “나쁜 측면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기본적인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제 합리화가 성장의 날개를 달고 지역의 미래를 심고 민생의 활력을 더할 수 있도록 현장의 변화를 끝까지 챙겨 나가겠다”며 “중요한 가치들을 본질적으로 훼손하는 결과에 이르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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