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팩트(276)]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군 면제, 대통령령 개정만으로 폐지 가능?

시사위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 일부 선수의 병역 관련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예술·체육요원 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 일부 선수의 병역 관련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예술·체육요원 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최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불거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병역특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발언과 행동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국회를 비롯해 국민들 사이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특례 폐지”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고도 관련 법령을 개정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병역특례 폐지’가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이에 이와 관련한 주장이 사실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검증 대상]

이재명 대통령, 국회 동의 거치지 않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병역특례 폐지’ 가능하다.

- 2026년 10월 7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SNS 등 다수 매체 보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화면 캡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화면 캡처


[검증 방법]

- 병역법 및 병역법 시행령 관련 조항 확인
- 대통령령 제·개정 절차 및 법제처 입법 절차 확인
- 병무청 등 관계 기관 자문

[검증 이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예술·체육요원 제도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 3일 아시안게임 축구 우승 직후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보인 경솔한 언행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축구 국가대표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 국군체육부대 입대를 일주일 앞둔 주장 이기혁 선수가 “저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여기에 양민혁 선수는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다. 군 면제라는 보상 하나만 보고 경기했다”고 했고, 박승수 선수는 우승 후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공개하면서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이에 국민들 사이에서는 병역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 자체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확산됐고, 정치권에서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더라도, 대통령령 개정만으로 금메달 군면제 특례를 삭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루빨리 시행령을 개정해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부터 군 면제를 폐기하길 바란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안 의원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대통령이 국회 의결 없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병역특례를 폐지할 수 있다는 것과, 그 조치를 이미 금메달을 획득한 이번 대회 선수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주장 모두 법적으로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부터 병역특례(예술·체육요원의 추천 등)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부터 병역특례(예술·체육요원의 추천 등)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검증 내용]

우선 현행 병역특례 제도의 법적 근거부터 살펴봤다.

일반적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군 면제’는 법률상 병역의무 자체를 면제하는 제도가 아니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체육 분야 특기자를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해 정해진 분야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관련 근거는 병역법 제33조의7과 같은 법 시행령 제68조의11에 규정돼 있다.

병역법 제33조의7은 예술·체육요원 편입 제도의 근거를 마련하면서 구체적인 대상 자격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역법 시행령 제68조의11 제1항은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자를 규정하고 있다.

동 시행령 제4호는 ‘올림픽대회에서 3위 이상으로 입상한 사람’, 제5호는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위로 입상한 사람’을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띠라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편입 대상에서 제외하려면 시행령 제68조의11 제1항 제5호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제도 개정을 추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할 수 있을까.

병역법 시행령은 ‘대통령령’으로 분류돼 있다. 국회에서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경우에는 국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대통령령은 행정부가 법률의 위임 범위 안에서 개정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별도 절차 없이 임의로 개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하며, 대통령의 재가와 공포를 통해 시행된다.

병무청 부대변인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법(병역법 등)은 국회 동의를 받아 개정할 수 있지만, 대통령령으로 규정된 시행령(병역법 시행령 등)은 행정부에서 입법 예고 후 법제처의 심사를 거치면 개정이 가능하고 국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아시안게임 금메딜리스트를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현행 병역법의 위임 범위 안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국회의 별도 의결 없이 대통령령 개정으로 관련 병역특례를 폐지할 수 있다는 안 의원의 주장은 법적 근거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뉴시스

다만 소급적용은 논의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신뢰보호의 원칙’이나 ‘신의성실 및 신뢰보호’ 등 행정기본법·행정절차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에서는 “법령 등의 해석 또는 행정청의 관행이 일반적으로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졌을 때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해석 또는 관행에 따라 소급하여 불리하게 처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병무청도 소급적용 문제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병무청 부대변인은 “행정부 차원에서 병역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 합의를 해 (예술·체육요원의 추천 대상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병역특례를 제외할 수는 있지만, 소급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법이나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부칙으로 ‘언제부터 시행이 되고’, ‘어디서부터 적용이 되는지’ 등의 내용을 기재할 수 있어 이 과정에 ‘소급적용해 시행한다’ 내용을 포함해 기술할 수도 있지만, 불이익을 주는 경우는 보통 소급적용을 반영하지 않고 이익이 되는 경우에는 소급적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개정 절차가 이뤄져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지만, 신뢰보호의 원칙 등을 살펴보면 이번 아시안게임 병역특례 논란은 소급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 기관에서 이미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등에 대한 병역특례 제도 폐지를 목표로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병역특례를 축소해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고, 홍소영 병무청장 역시 국방부 방침에 뜻을 같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의 별도 의결 없이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병역특례를 폐지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로 확인됐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의 별도 의결 없이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병역특례를 폐지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로 확인됐다. / 뉴시스

[검증 요약]

- ‘대통령령’으로 분류된 병역법 시행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국방부장관이나 병무청장 등 관련 정책의 주무부처인 중앙행정기관이 그 소관 사항에 대하여 법령안을 입안한 후 법제처 검토를 거쳐 개정할 수 있다.

- 병역법 시행령 제68조의 11(예술·체육요원의 추천 등) 제1항 제5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위로 입상한 사람’ 문장을 삭제하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병역특례를 폐지할 수 있다.

- 다만 ‘소급적용’의 경우 부칙으로 별도 명시를 해 반영할 수도 있지만,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기존 입상자의 법적 지위와 편입 절차 진행 상황, 개정에 따른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적용 가능성은 추가적인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병무청 역시 소급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론]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의 별도 의결 없이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병역특례를 폐지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다. 현행 병역법이 구체적인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의 자격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26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의 병역특례 박탈과 관련한 소급적용은 개정 과정에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안철수 의원의 주장 가운데 ‘국회 의결 없이 대통령령 개정으로 병역특례를 폐지할 수 있다’는 부분은 사실로 판단한다. 다만 ‘2026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부터 폐지할 수 있다’는 부분은 소급적용의 법적 타당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므로 판단을 유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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