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랑니 투혼 대단하네.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28)는 18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오른쪽 사랑니가 너무 아프다고 털어놨다. 볼이 부었다며 만져보라고 했다. (실제로 만지지는 않았다)감기 몸살까지 겹쳐 17일 1차전에는 대주자로만 출전했다. 그러나 18일 2차전, 20일 3차전서 선발 출전해 예상 외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20일 경기서 김호령 대신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LG 선발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좌타자에게 다소 약한 감이 있고, 김호령이 1~2차전서 그렇게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한 상황. 이범호 감독의 박정우 카드가 완벽히 들어맞았다.
박정우는 2차전서 1회 볼넷에 이어 2회 카라스코의 바깥쪽 커터를 툭 밀어 1타점 좌전적시타를 만들었다. 5회에는 김진수의 커브를 잘 잡아당겨 1타점 우전적시타를 생산했다. 반면 김호령은 1차전 박정우처럼 대주자로 등장해 득점을 올렸다.
박정우는 2차전을 앞두고 “경기 중에 집중하다 보면 아픈 것은 잊는다”라고 했다. 그러나 100% 그럴 수 없다. 사랑니가 아파본 사람의 경험인데, 일에 아무리 집중해도 아픈 것은 아픈 것이다. 오히려 업무에 지장을 준다.
3차전서 흥미로운 모습이 보였다. 나성범이 6회초에 9-0으로 도망가는 우월 솔로포를 쳤다. 3루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는데, 박정우가 생수병을 들고 오른쪽 볼을 찜질하는 모습이 보였다. 박정우는 오른손으로 찜질을 하면서 왼손으로 나성범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박정우는 최대한 늦게 사랑니를 발치하고 싶다고 했다. 11월이면 좋겠다고 했다. KIA의 올 시즌 일정이 끝나고 치과에 가겠다는 얘기였다. 사랑니를 발치하면 피가 많이 나고, 항생제를 먹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박정우의 이번 포스트시즌 활약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시즌 후 FA가 되는 주전 중견수 김호령의 거취 때문이다. 김호령은 FA 자격을 얻어 KIA와 계약할 수도 있고 다른 팀으로 떠날 수도 있다. 작년부터 공수주 겸장 중견수로 떠오른 김호령에게 관심이 있는 팀이 당연히 있다.

KIA는 김호령을 반드시 잡아 외야의 중심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 박정우도 공수주를 겸하는, 정확성과 기동력을 갖춘 외야수지만 수비에서의 안정감, 노련미에선 김호령을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면, 박정우는 김호령의 강력한 플랜B가 될 수 있다. 프로 데뷔와 함께 전문 외야수가 된 박재현(20)은 중견수 수비가 불안하다. 반면, 박정우는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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