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인지도가 상표권 지켰다”…화장품 ‘가히’, 가수 가희에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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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가히 라인업. /가히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화장품 브랜드 ‘가히(KAHI)’가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수 가희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승소했다. 가희 측이 자신의 예명을 활용해 등록한 식이보충제 상표에 대해 법원이 소비자의 상품 출처 혼동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다.

2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특허법원은 지난 4월 23일 화장품 업체 가히가 가희의 식이보충제 상표 등록을 무효로 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가히 측의 손을 들어줬다. 가희 측이 상고를 제기했다가 취하하면서 판결은 지난 5월 20일 확정됐다.

분쟁은 가희가 2021년 5월 식이보충제 등에 사용할 영문 상표 ‘KAHI’를 출원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상표는 2023년 12월 등록 결정을 받았다.

화장품 업체 가히는 자사 브랜드와 영문 표기가 같아 소비자가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수 있다며 상표 등록 무효를 주장했다.

가희 측은 화장품 브랜드가 설립되기 전부터 해당 예명으로 활동해 왔으며 자신의 이름을 상표로 사용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었다.

앞서 특허심판원도 화장품과 식이보충제가 서로 다른 상품이고 경제적 관련성도 크지 않다는 이유로 가희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특허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화장품 브랜드 가히의 인지도와 두 상품군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가히가 2020년 4월부터 온라인·오프라인 매장과 TV홈쇼핑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포함한 25편의 작품에 간접광고(PPL) 형태로 제품을 노출한 점 등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가희가 식이보충제 상표를 등록할 당시 화장품 브랜드 가히가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판단했다. 두 상품에 동일한 영문 상표를 사용하면 소비자가 같은 업체에서 만든 제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화장품과 미용 효과가 있는 식이보충제의 기능적 연관성도 판단 근거가 됐다. 두 상품 모두 건강 유지·증진이나 미용을 목적으로 인체에 직접 작용하고, 화장품 업체가 식이보충제를 함께 생산·판매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상표가 같더라도 상품 종류가 다르면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브랜드 인지도와 상품 간 연관성, 소비자의 출처 혼동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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