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웃고, 한국은 울고… 韓日게임산업 격차 커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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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적 ‘게임 강국’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명성’과 달리,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다. 반복되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 과도한 과금 유도, 기존 인기작 답습 등의 문제는 한국 게임 개발 방식의 주요 문제로 지적받는다. 반면 경쟁국인 일본은 강력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한국은 세계적 ‘게임 강국’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명성’과 달리,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다. 반복되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 과도한 과금 유도, 기존 인기작 답습 등의 문제는 한국 게임 개발 방식의 주요 문제로 지적받는다. 반면 경쟁국인 일본은 강력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한국은 세계적 ‘게임 강국’이다. 1990년대 말 ‘스타크래프트’ 열풍은 한국의 인터넷 보급을 이끌었다.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전설적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하며 한국 게임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여기에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국내 콘텐츠 핵심 산업으로 게임은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같은 ‘명성’과 달리,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다. 반복되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 과도한 과금 유도, 기존 인기작 답습 등의 문제는 한국 게임 개발 방식의 주요 문제로 지적받는다. 국민 2명 중 1명이 게임을 즐길 정도로 게임 산업이 발달한 국가로는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경쟁국인 일본은 강력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 특히 기존 인기 게임의 장기적인 흥행과 영화·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의 사업 확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국내 게임산업 역시 글로벌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일본 게임주 PER 20~30배, 한국은 10배 미만… 커지는 격차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게임사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특히 평가 차이가의 격차가 큰 곳은 ‘주식 시장’이다. 일본 게임사들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방면, 국내 게임사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추세다. 특히 ‘인공지능(AI)’ 투자로 인한 콘텐츠 사업 투자 감소에도 불구, 일본 게임 산업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KB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콘텐츠 산업은 실적 개선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디레이팅’ 상태다. AI가 콘텐츠 제작의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경쟁 심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 IT시장의 자금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AI 수혜 업종에 집중된 것도 원인이다.

6월 이후 주가가 49% 상승한 캡콤은 글로벌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가장 탄탄하고 안정적인 성장구조를 구축한 게임사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다양한 장르의 대작 게임, 이른바 ‘AAA게임’들을 쏟아내며 저력을 뽐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말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이 있다. / 캡콤
6월 이후 주가가 49% 상승한 캡콤은 글로벌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가장 탄탄하고 안정적인 성장구조를 구축한 게임사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다양한 장르의 대작 게임, 이른바 ‘AAA게임’들을 쏟아내며 저력을 뽐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말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이 있다. / 캡콤

하지만 6월 말부터 일본 게임 관련주는 반등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실제로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 게임 콘텐츠 기업인 ‘캡콤’과 ‘닌텐도’의 주가는 4,489엔, 8,228엔을 기록했다. 이는 6월 30일과 비교해 각각 49%, 20.7% 상승한 수치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과 일본 게임사 기업가치 평가 차이다. KB증권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양국 주요 게임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20배 안팎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쉽게 말해 당시 양국 게임사 모두 예상 순이익의 약 20배로 주가가 평가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해 들어 PER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국내 게임사 대부분은 10배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반면 일본 주요 게임사들은 20~30배 이상의 높은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금액의 이익을 내더라도 일본 게임사가 국내 게임사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즉, 2020년에는 한국과 일본 게임사에 비슷한 가격표가 붙었지만 지금은 일본 게임사에 훨씬 비싼 가격표가 붙는다는 의미다.

KB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콘텐츠 업종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디레이팅을 경험했다”며 “그러나 2026년 6월 말부터 일본 게임주는 반등하기 시작해 현재까지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유지 중으로 시장은 일본 게임주를 투자 대안으로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출시된 SF 액션 어드벤처 ‘프래그마타(PRAGMATA)’는 귀여운 캐릭터,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뛰어난 우주 배경 그래픽 역시 호평을 받는 요소로 평가됐다. 출시 2일만에 100만장, 6월 말 기준 250만장을 판매하며 캡콤의 새로운 IP로 자리매김했다. / 캡콤
지난 4월 출시된 SF 액션 어드벤처 ‘프래그마타(PRAGMATA)’는 귀여운 캐릭터,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뛰어난 우주 배경 그래픽 역시 호평을 받는 요소로 평가됐다. 출시 2일만에 100만장, 6월 말 기준 250만장을 판매하며 캡콤의 새로운 IP로 자리매김했다. / 캡콤

◇ 30년 된 게임도 흥행 대박… 일본 게임사의 ‘IP 파워’

그렇다면 한국 게임계와 일본 게임계가 이처럼 차이가 벌어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지식재산권(IP)’ 경쟁력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간 일본 게임업계가 쌓아온 강력한 IP는 기존 팬덤 유지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확대, 신규 팬덤 확보에서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6월 이후 주가가 49%나 상승한 캡콤을 살펴보자. 글로벌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가장 탄탄하고 안정적인 성장구조를 구축한 게임사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다양한 장르의 대작 게임, 이른바 ‘AAA게임’들을 쏟아내며 저력을 뽐내고 있다. AAA급 게임은 대규모 개발 인력과 자본, 장기간의 제작 기간이 투입되는 고품질·고예산 게임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말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이 있다. 1996년 출시된 출시한 전설적인 서바이벌 호러게임 ‘바이오하자드’의 시리즈 9번째 후속작이다. 30년간 쌓아온 튼튼한 팬층과 수려한 그래픽으로 유입된 신규 유저를 모두 만족, 호러게임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누적 판매량 800만장을 돌파했다.

또한 9월에는 검술 액션 게임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를 출시, 기존 인기 IP의 부활에도 성공했다. 이는 20년 만에 선보인 귀무자 시리즈의 후속작이다. 출시 첫날에만 전 세계에서 1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체 귀무자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1,000만장을 돌파했다.

신규 IP투자에도 캡콤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실제 성공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출시된 SF 액션 어드벤처 ‘프래그마타(PRAGMATA)’는 귀여운 캐릭터,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뛰어난 우주 배경 그래픽 역시 호평을 받는 요소로 평가됐다. 출시 2일만에 100만장, 6월 말 기준 250만장을 판매하며 캡콤의 새로운 IP로 자리매김했다.

이지은 KB증권 연구원은 “캡콤의 대작 출시 모멘텀은 매년 이어지고 있다”며 “이중 가장 주목받는 ‘바이오하자드 베로니카’는 발표 약 2개월 만에 스팀 위시리스트 200만건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월 출시한 신규 IP 프래그마타의 장기 흥행 가능성도 확인된다”며 “이는 후속작과 리메이크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IP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게임으로 확보한 IP는 문화 콘텐츠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캡콤의 바이오하자드를 원작으로 한 영화 ‘레지던트 이블-0번째 밤’은 로튼 토마토에서 96% 신선도, 메타크리틱에서 메타스코어 79점을 받으며 역대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 중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 소니픽쳐스
게임으로 확보한 IP는 문화 콘텐츠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캡콤의 바이오하자드를 원작으로 한 영화 ‘레지던트 이블-0번째 밤’은 로튼 토마토에서 96% 신선도, 메타크리틱에서 메타스코어 79점을 받으며 역대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 중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 소니픽쳐스

◇ ‘붉은사막’ 등 가능성 확인한 K-게임… 반등의 열쇠는

게임으로 확보한 IP는 문화 콘텐츠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캡콤의 바이오하자드를 원작으로 한 영화 ‘레지던트 이블-0번째 밤’은 로튼 토마토에서 96% 신선도, 메타크리틱에서 메타스코어 79점을 받으며 역대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 중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흥행에도 성공, 북미 시장서 1억달러(약 1,326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이 같은 일본게임의 IP, 경쟁력을 한국 게임 업계와 단순 비교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슈퍼마리오’,‘소닉’ 등 고전게임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세계 경쟁력을 키워온 일본과 달리 한국게임계는 이제 ‘평가’를 받는 단계에 접어든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한국 게임업계서도 눈에 띄는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을 꼽을 수 있다. 출시 하루 만에 200만장을 기록, 26일 후에는 500만장 판매에 성공했다. 지난 6월 기준 전 세계 누적 판매량 600만장을 돌파하며 국내 게임사의 새로운 IP 확보 가능성을 열었다.

이 같은 성과를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국내 게임업계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6년 산업 지도’ 보고서에서 “국내 게임산업이 기존 MMORPG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캐주얼·콘솔·클라우드게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한국 게임의 주력분야인 MMORPG 게임의 인기도가 하락하고 있다”며 “모바일과 PC용 MMORPG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성장해 왔으나 과금을 유도하는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피로도 누적되는 동시에 차별화된 신작 역시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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