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어폰도 골라 듣는다”…삼성전자, 최초 클립형 ‘갤럭시 버즈 온’ 승부수

마이데일리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온’. /심지원 기자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최초의 클립형 무선 이어폰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장했다. 귀에 꽂는 기존 커널형과 달리 귀에 걸쳐 착용하는 오픈형 방식으로, 운동이나 야외 활동 시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세분화되는 소비자 수요에 맞춘 다양한 제품군으로 프리미엄 웨어러블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오는 27일 국내 출시 예정인 ‘갤럭시 버즈 온’의 주요 사양과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소비자 조사에서 클립형 이어폰 사용자 중 73%는 기존 커널형 이어폰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이어폰을 사용하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선호하는 형태가 달라지고 있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현정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 프로는 “최근 일상에서 콘텐츠를 감상하면서 주변 소리도 듣고 싶어 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며 “갤럭시 버즈 온은 이런 사용 환경을 고려해 귀를 막지 않고도 편안하게 오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클립형 이어폰의 핵심 과제는 착용감이다. 귀에 걸쳐 사용하는 구조인 만큼 장시간 착용해도 편안해야 하며, 사람마다 다른 귀 모양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고정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다양한 연령대와 인종의 귀 형태 데이터를 1억개 넘게 확보하고, 4D 컴퓨팅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체공학적 설계를 최적화했다. 귀와 맞닿는 면적과 압력을 분산하고, 밴드 길이와 각도, 배터리 배치 등을 조정해 착용감과 고정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또 귀 형태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형상기억합금 소재의 밴드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귀 모양에 대응하면서도 움직임이 큰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온’. /심지원 기자

음향 성능도 주요 개발 과제였다. 클립형 이어폰은 스피커가 고막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귀를 밀폐하지 않는 구조여서 소리가 새어 나가기 쉽다. 기존 커널형과 비교해 음량과 저음 전달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갤럭시 버즈 온에 트윈부스트 스피커를 적용했다. 하나의 이어버드에 동일한 우퍼 스피커 2개를 배치해 저음역대를 강화하고, 클립형 구조에서도 풍성한 사운드를 구현하도록 했다.

기존 ‘갤럭시 버즈4 프로’가 고음을 담당하는 평판 트위터와 저음을 담당하는 우퍼를 각각 배치한 것과 달리 구조 특성상 갤럭시 버즈 온은 저음 보강에 초점을 맞춘 구성을 택했다는 것이다. 남 프로는 “클립형 이어폰에서도 만족할 만한 음향을 구현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했다”며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음향 솔루션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에 따라 음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과 소리 누출을 줄이는 누음 저감 기술도 탑재했다. 특히 누음 저감 기술은 갤럭시 버즈 시리즈에 처음 적용됐다. 외부 소음이 큰 환경에서 음량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음량에도 상한을 설정했다.

통화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 갤럭시 시리즈에도 적용된 ‘인텔리전트 클리어 콜’ 기능을 지원한다. 주변음을 분산시키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의 음성과 소음을 분리해 상대방에게 목소리를 선명하게 전달하도록 했다.

사용 편의성도 강화했다. 갤럭시 버즈 온은 가속도 센서를 활용해 착용 방향을 감지하고 좌우 이어버드를 자동으로 구분한다. 어느 쪽 귀에 착용하더라도 별도로 좌우를 맞출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다.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갤럭시 버즈 온’ 미디어 브리핑에서 (왼쪽부터) 이명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장과 남현정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 프로가 질의응답에 답변하고 있다. /심지원 기자

갤럭시 인공지능(AI)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동하면 손 없이도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핸즈프리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헤이 구글, 라이브로 대화하자”라는 명령어를 말하면 제미나이 라이브가 즉시 실행돼 사용자는 “다음 노래”, “볼륨 올려”, “전화 수신” 등 음성 명령으로 음악 재생과 음량 조절, 전화 수신 등을 제어할 수 있으며 질문할 때마다 호출어를 반복하지 않고도 AI 에이전트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머리 움직임을 감지하는 헤드 제스처 기능도 탑재했다. 고개를 끄덕여 전화를 받거나 좌우로 저어 알람을 해제하는 등 손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어폰을 조작할 수 있다.

갤럭시 버즈 온은 블랙 단일 색상으로 오는 27일 국내 우선 출시된다.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다만 시중에 5만원 안팎의 클립형 이어폰도 판매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가격보다는 착용감과 음향 성능, 갤럭시 기기 간 연동 경험 등 프리미엄 요소를 앞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명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장은 가격 책정과 관련해 “제품 특성과 시장 환경,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착용감과 고정력, 통화 품질, 음질, 갤럭시 기기와의 연동 경험 등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어폰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자 수요 역시 세분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갤럭시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현 시점에 소비자가 선호하는 새로운 제품을 상황에 맞게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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