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가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오는 22일 채택하기로 했다. 보고서 채택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여온 여야는 적격·부적격 의견을 함께 적는 방식으로 채택에 합의했다.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난달 18일 열렸지만 여야는 한 달간 보고서 채택에 합의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채택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채택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부적격 의견을 병기하자고 요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간 책임 공방은 지난 19일 서울광역공소청에 대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의 보고서에 적격·부적격이 함께 담겼고 당일 임명까지 이뤄진 점을 들어 특별감찰관 임명이 지연되는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회의 불출석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비슷한 시기 청문회를 진행한 강신철 국방부 장관 역시 야당의 반대에도 보고서가 채택됐고, 임명까지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공세를 펼쳤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자기 사람을 앉힐 때는 야당 반대에도 밀어붙이면서, 권력을 감시할 자리 앞에서는 합의를 찾는 것은 비겁한 핑계”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최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대통령 친인척과 핵심 참모의 비리를 차단할 적임자라고 평가한 만큼 임명을 더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아울러 경기·성남 인사 라인과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등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독립적인 검증을 통해 해소할 것을 촉구했다.
특별감찰관 임명 지연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도 야당의 반대를 임명 지연의 이유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출범 500일을 맞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빨리 임명하는 게 좋겠다고 계속 요청했는데 야당이 반대한다고 한다”며 “야당이 반대하는데 굳이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있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알아보라고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야당이었던 바른미래당이 추천한 특별감찰관 후보다. 이 대통령은 최 후보자에 대해 “전혀 모른다. 문제없다”며 “나쁜 짓을 할 것도 아니고 주변에 문제 될 경우 사전 예방해야 해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모든 권력은 제도적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특별감찰관 임명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해 7월과 12월에 이어 지난 4월에도 임명 절차 개시를 요청했으며 대선 공약으로도 내세운 바 있다.
이 같은 공방 끝에 여야는 보고서에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합의 사실을 밝히고 오는 22일 공소청 국정감사 중 전체회의를 열어 보고서를 처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번 합의가 장기간 이어진 특별감찰관 공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지난 10년간의 제도 공백이 비로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고서가 채택되고 최 후보자 임명까지 이뤄진다면 특별감찰관 제도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 사퇴 이후 약 10년 만에 부활하게 된다.
또한 한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이 대통령과 주변 인물을 상시 감찰하고 견제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에게 마냥 편한 존재는 아닐 것”이라며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자신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이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기겠다는 대통령의 용단”이라고 평가했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인척,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에 대한 비위 행위를 독립적으로 감찰한다. 이번 제도 부활이 ‘공직기강 확립’과 ‘국정운영의 투명성 제고’의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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