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CJ그룹이 다우키움그룹과 손잡고 중앙일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기존 중앙일보 지분 9.24%를 보유한 3대 주주인 CJ가 경영권 확보에 나서면서 인수 배경과 향후 미디어·콘텐츠 사업 구상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전날 중앙일보 매각 본입찰을 마감한 뒤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본입찰에는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을 비롯해 오리온, 글로벌세아, OK금융그룹, 이브로드캐스팅, 금보개발 등 적격 인수 후보 6곳이 모두 참여했다.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일회계법인은 입찰 금액과 자금 조달 능력, 재무구조 개선 효과, 언론의 공익적 가치, 고용 안정, 미래 투자 등을 종합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CJ는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중앙일보 지분 9.24%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공동 경영권 확보로 중앙일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된다.
CJ는 지난달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아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에 예비입찰을 통과한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다우키움그룹은 신문법상 지분 보유 제한으로 공동 투자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현행 신문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과 계열사가 일반일간신문 지분을 50% 초과해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CJ 역시 같은 규제를 적용받아 양측은 지분을 나눠 인수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 삼성서 갈라진 CJ·중앙일보…창업가·혼맥으로 이어진 인연
CJ와 중앙일보는 모두 삼성그룹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앙일보는 1965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창간했다. 이후 1999년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되면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독립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CJ의 전신인 제일제당도 1953년 이병철 창업주가 설립한 기업이다.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인 고 이맹희씨의 아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1993년 독립경영을 선언했고, 1997년 삼성그룹과 법적 계열분리를 마쳤다.
가문 간 연결고리도 있다. 홍석현 회장의 부친인 고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은 이병철 창업주와 사돈 관계다. 홍진기 전 회장의 딸 홍라희 여사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배우자이며, 홍석현 회장은 홍라희 여사의 동생이다.
이번 거래는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CJ가 같은 삼성그룹 계열이었던 중앙일보의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선대 이병철 회장의 창간 정신을 이어가고 미디어콘텐츠, 물류, 광고 등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공동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방송·OTT에 신문까지…CJ 미디어 사업 확장 가능성
중앙일보 인수가 성사되면 CJ의 기존 미디어·콘텐츠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영역도 넓어진다.
CJ는 CJ ENM을 중심으로 영화·드라마 제작부터 방송 유통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갖췄다. tvN과 Mnet 등 방송채널과 OTT 티빙을 운영하고 있다. 공동 인수에 나선 다우키움그룹도 웹툰·웹소설 플랫폼 키다리스튜디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CJ ENM은 올해 2분기 미디어플랫폼 부문에서 매출 380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했다. 티빙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4% 증가한 1407억원으로 집계됐다.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 플랫폼까지 사업 기반을 구축한 상황에서 중앙일보 인수로 미디어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셈이다.
◇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워크아웃 종료·고용안정 과제
이번 인수는 중앙일보의 재무구조 개선과도 직결된다. 중앙일보는 지난 7월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경영 정상화를 위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 왔다.
거래는 기존 주주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진행된다. 인수자가 납입한 대금은 기존 주주가 아닌 중앙일보에 직접 유입되며 채무 변제 등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은 앞으로 조건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금융채권자협의회와 사채권자집회, 중앙일보 이사회 등 후속 절차를 밟게 된다. 양측의 구체적인 출자 비중과 지분 배분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수 이후 경영 참여 방식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CJ 관계자는 “참여자별 구체적인 경영 방식과 역할은 향후 협의를 통해 정할 사안”이라며 “앞으로 편집권 독립을 최우선으로, 중앙일보의 안정적인 경영과 미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고 워크아웃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다. 다만 신주 인수대금 규모와 향후 경영권 행사 방식 등은 후속 협상에서 구체화돼야 한다.
노조와의 협의도 남아 있다. 중앙일보 노조는 경영·편집 직군 겸직 금지,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와 고용승계, 인수금융 최소화, 편집규약 제정 및 독립기구 설치 등을 포함한 10대 원칙을 인수자에게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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