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급격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의 급변, 잇따른 지정학적 충돌로 세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짙어진 가운데,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이끌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모색하는 국제적 담론의 장이 대한민국 진주에서 막을 올렸다.
진주시와 (재)진주 K-기업가정신재단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경남 진주시 일원에서 '2026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을 개최하고, 19일 개회식을 기점으로 전 세계 석학과 산업계 리더들이 머리를 맞대는 글로벌 세션에 본격 돌입했다.특히 올해 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6 글로벌 K-컨벤션 육성사업'에서 경상권 내 유일한 '지역 시그니처 국제회의'로 공식 선정된 이후 처음 치러지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행사의 공신력과 국제적 위상이 한 단계 도약하면서, 지방 도시가 주도하는 지식 플랫폼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처럼 글로벌 담론을 선도하는 'K-컨벤션' 모델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기업가정신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화두로 내건 19일 개회식 현장에는 조규일 진주시장을 필두로 네스토르 오소리오 제69차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의장, 마틴 자이딕 제70차 의장, 오준 제71차 의장, 아이만 타라비쉬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 회장, 마틴 모리탄 전 주유엔 아르헨티나 대사 등 국내외 정·재계 및 학계 인사와 각국 청년,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인공지능을 필두로 급변하는 디지털 대전환의 파고 속에서 인류가 마주한 복합적인 위기의 해법은 인간 존중과 공동체 가치를 근간으로 태동한 '진주 K-기업가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며 "진주 국제포럼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필적하는 세계적인 지식과 번영의 국제교류 거점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 본행사는 국제질서의 공존 방안부터 산업 현장의 실전 생존법, 지역 미래전략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3개 분과로 나눠 입체적으로 전개됐다.
첫 포문을 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세션'에서는 오준 제71차 의장이 좌장을 맡고 나비드 하니프 유엔 경제사회국 사무차장보 등이 패널로 참여해 디지털 격차 해소와 포용적 성장을 집중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첨단 AI 기술 혁신의 과실이 소수 초국적 기업이나 특정 선진국에 독점되지 않고 인류공동의 번영으로 환류되려면, 기업가정신이 단순한 이윤 극대화를 넘어 불평등 완화와 사회적 책무를 끌어안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데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어진 '4대 기업 세션'에서는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주역인 삼성인력개발원, LG글로벌전략개발원, HS효성, GS벤처스 등 국내 대표 그룹의 전략 브레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연사들은 AI가 촉발한 예측 불가능한 시장 환경에서 기존 대기업 역시 안주하지 않고 창업 초기 수준의 도전정신과 과감한 피보팅(사업 전환)을 단행해야만 도태를 피할 수 있음을 실증 사례와 함께 짚었다.
기업가정신이 비단 신생 스타트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성숙기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핵심 동력임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이어 열린 '우주항공·방산 세션'은 진주시와 경남도의 전략적 미래 먹거리와 맞물려 현장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패트릭 도나호 미국 콜럼버스주립대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진행 아래 안두릴 코리아, 에어로바이런먼트 등 글로벌 테크 기업과 대한항공,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ANH스트럭쳐 등 국내 주력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AI 기반 자율·무인 체계 전환 및 우주항공 공급망 선점 전략을 심도 있게 다뤘다.
특히 이날 포럼은 단순한 학술 담론을 넘어 가시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성과'를 도출하며 의미를 배가시켰다.
진주에 본사를 둔 우주항공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ANH스트럭쳐'가 영국의 기체 개발사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미래항공기 '밸로(VALO)'의 좌석 공급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마이클 쿡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본부장이 직접 진주를 찾아 서명한 이번 수주는, 지역기반 강소기업이 국제회의 플랫폼을 발판 삼아 글로벌 항공 모빌리티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진입한 실질적 이정표로 꼽힌다.
포럼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세션과 국내외 학장단이 머리를 맞대는 '세계 기업가정신 학장 라운드테이블'이 잇따라 개최한다. 세계적 석학들은 AI 시대에 걸맞은 미래인재 양성 패러다임과 대학·지자체·기업이 상생하는 혁신 생태계 구축 방안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허승조 진주 K-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이번 포럼을 기점으로 남명 조식 선생의 경의(敬義)사상에 뿌리를 둔 진주 K-기업가정신이 세계 무대에서 실천적 나침반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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