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수도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고궁의 격조 높은 잔치 문화가 서부경남 내륙인 함안을 찾아 지역민들에게 문을 활짝 연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주민들이 직접 왕실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지역 고유의 민속연희까지 함께 아우르는 차별화된 실감형 국가유산 무대다.
함안군은 10월21일 칠원읍 삼칠로 소재 함안군종합사회복지관 1층 대강당에서 찾아가는 국가유산 순회 프로그램인 '궁, 바퀴를 달다'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공동 주최·주관해 문화소외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형 문화 보급 사업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이번 행사의 핵심 테마는 조선 왕실의 경축 행사이자 종합 예술의 결정체로 꼽히는 '궁중연향(宮中宴享)'이다. 서울의 궁궐 현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지역 여건을 감안해, 이동형 무대 장치와 입체적 체험 콘텐츠를 결합한 관객 몰입형(Immersive) 구조로 기획됐다.
특히 전시성 행사의 한계를 탈피해 관객들이 조선 시대 궁중 전문 장인의 역할을 직접 체화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궁중 연회장을 화려하게 수놓던 비단 조화를 다루는 채화장(綵花匠) 과정부터 왕실 수라와 연회 음식을 총괄하던 조리 장인의 비법을 엿보는 숙수(熟手) 실습, 왕실 의궤와 기록화를 도맡았던 도화서의 붓끝을 잇는 화원(畵員) 과정에 이르기까지 전문적 궁중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복원해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체험 프로그램 뒤편으로 이어지는 무대 공연 역시 궁궐 예술과 민초들의 신명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도록 안배했다.
특히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이 단아한 동선과 절제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궁중정재(宮中呈才)를 선보이며 무대의 품격을 끌어올린다.
이어 서부경남의 기개가 담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진주삼천포농악과 해학 넘치는 황해도 해서 지역의 강령탈춤이 연이어 무대를 휘감으며 남북과 궁민(宮民)을 아우르는 웅장한 대동 한마당을 연출한다.
이번 행사는 이동권의 제약으로 고품격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농어촌 어르신과 군민들에게 실질적인 문화복지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복지관이라는 생활 밀착형 거점 공간을 활용해 문화 소외 계층의 문화 기본권을 보장하는 현장 행정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함안군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엄격한 궁중의 예법과 정겨운 전통 연희의 흥취가 함께 숨 쉬는 자리인 만큼, 많은 군민과 어르신들이 함께해 삶의 활력을 채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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