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파업 앞두고 안팎으로 갈등…삼성바이오 노조 ‘미참여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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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4월 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노조)이 오는 26일부터 3주간 2차 전면파업을 예고했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5월 1차 파업 당시보다 참여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노조가 파업 불참자에게 미참여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내부 반발도 불거지고 있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운영하는 파업 홈페이지에는 이날 오전 시 기준 1401명이 파업 참여 의사를 등록했다. 전체 조합원 4018명의 약 35% 수준이다. 노조는 지난 8일부터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있으며, 신청자는 14일 오후 4시 1205명보다 196명 늘었다.

지난 5월 1차 파업 당시 노조가 발표한 참여 인원은 약 2800명으로, 당시 전체 조합원의 약 70%에 달했다. 현재 2차 파업 사전 신청자는 당시 발표된 참여 규모보다 적다. 다만 파업 개시까지 열흘이 남아 있는 만큼 최종 참여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사내에서는 메신저 닉네임을 통해 파업 참여 의사를 표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이 닉네임에 파업 관련 문구를 넣고 있으며, 이는 지난 5월 삼성전자 총파업 당시 직원들이 활용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 참여 저조에 ‘미참여금’ 꺼낸 노조…타결금 우대에 내부 반발

노조 집행부는 참여 인원을 늘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조합원들에게 ‘노조 지침 재안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조끼 착용 등 노조 지침 준수가 규약상 의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에게 향후 조합원 총의에 따라 ‘미참여금’을 부과하고, 이를 파업 참여자에 대한 보상과 혜택 제공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임단협 타결금 협의 과정에서도 파업 참여자를 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향후 사측과 타결금을 협의할 때 조합원 가운데 파업 참여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공지했다. 미참여금 부과를 추진하는 동시에 교섭을 통한 보상에서도 파업 참여 여부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부 직원들이 사내 메신저 닉네임을 ‘2차 총파업’ 관련 문구로 변경한 모습.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관계자 제공

그러나 파업 참여 여부를 금전적 부담과 보상에 연계하는 방식을 두고 노조 내부에서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참여금 부과와 타결금 우대 방침이 조합원 간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파업 참여를 설득할 능력은 없고, 이제 불참자한테 벌금까지 물리겠다고?”, “파업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거지, 참여 안 했다고 벌금 운운하며 압박하는 게 정상인가?”, “실제로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건지?”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임단협 타결금은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결정되는 사안인 만큼 파업 참여 여부를 우대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됐다. 상당수 조합원이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방침이 오히려 자발적인 참여를 위축시키고 내부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재성 노조위원장은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방향성 정도를 제시한 것이고 제재보다는 일단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의미에 가깝다”며 “현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총회를 통해 진행할 부분이고, 조합원 의견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내부 반발에 대해서는 “조합원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으로 미참여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컸다”며 “아무런 의견도 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도부가 갑작스럽게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인 사정으로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조합원에 대해서는 예외를 고려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위원장은 “미참여자 중에서 정말 부득이한 개인 사정이 있었는지 충분히 의견을 들어서 가려내야 한다”며 “무조건 참여하지 않았다고 부과하는 식보다는 부득이한 사정을 감안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단협 타결금 우대 방침에 대해서는 “일단 저희 방향성은 조합원들 우선, 그중에서도 파업 참여자들을 우선한다는 것”이라면서도 “최종적으로 될지 안 될지는 회사와 협의를 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금액을 전달받아 자체적으로 분배하는 방식도 사례 중 하나로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지급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사측은 미참여금 부과를 노조 자치의 영역으로 보면서도 강압 행위가 발생할 경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미참여금 부과를 파업 강요로 볼 여지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조합 자치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관련해 강압이나 직장 내 괴롭힘 등 위법·부당 행위가 발생한다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 생산 차질 가능성 여전…임단협 평행선에 삼성전자 교섭도 불발

다만 파업 참여 인원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생산 차질 가능성을 낮게 볼 수는 없다. 바이오의약품은 제조 공정의 연속성이 중요해 일부 공정의 인력 공백도 생산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위원장 역시 1000명 수준이 파업에 참여하더라도 생산시설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 간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입장 차이도 여전하다. 사측은 6.2% 인상안과 일시금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9.5% 인상과 전년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은 인사제도 개선 등을 두고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교섭 대상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대 주주인 삼성전자로 확대했지만 교섭은 성사되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 6일 삼성전자가 인사제도의 공통 기준과 평가·직급 요건, 보상체계 등 근로조건에 실질적으로 관여해 왔다고 주장하며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관련 자료 제출과 교섭위원 지정을 요청하고 지난 14일 첫 교섭을 제안했으나 삼성전자 측의 회신은 없었다.

사측은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도 “최근 발생한 불법적인 행위들과 관련해서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오는 26일부터 11월 15일까지 3주간 전면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 개시 전까지 참여 인원을 얼마나 확보할지와 미참여금 부과 방침이 실제 의결로 이어질지, 파업에 따른 생산시설 운영 차질이 발생할지가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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