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드라마 시장이 모처럼 풍성한 10월이다. 김지원, 김유정, 김소현, 채수빈, 안은진 등 반가운 얼굴들이 줄줄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 중 가장 압도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는 건 김지원 원톱물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다. 1회 시청률 11.4%로 출발하더니 2회 만에 14.9%(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까지 치솟았다. 김유정, 김현주, 박진영, 진선규 등이 출연하는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 역시 1회 5.3%, 2회 7.6%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첫 주부터 수치를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화제성에서도 '닥터X'의 이름은 최상위권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닥터X'는 TV-OTT 통합 화제성 2위(드라마 부문 1위)에 올랐고 김지원은 출연자 화제성 정상을 차지했다. 김유정도 출연자 화제성 3위에 이름을 올리며 뒤를 따랐다. '연애박사', '100일의 거짓말' 등도 작품 화제성 상위권에 자리해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두 작품은 전혀 다른 장르와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닥터X'는 천재 외과의사 계수정(김지원)이 병원 내 부패한 권력과 맞서는 통쾌함에 매회 새로운 환자와 사건을 만나는 구조를 더했다. '100일의 거짓말'은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총독부에 잠입하게 된 이가경(김유정)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 로맨스다.

먼저 '닥터X'는 일본 TV아사히의 인기 드라마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가 가진 장점을 비교적 영리하게 가져왔다. 원작의 다이몬 미치코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수술 실력과 당당함으로 사랑받았다면 계수정 역시 뛰어난 실력과 거침없는 성격을 물려받았다.
여기에 김지원은 엉뚱함과 인간적인 면을 더했다. 돈가스를 하나 더 먹기 위해 머리까지 망가뜨리는 계수정의 모습은 원작 캐릭터와 또 다른 맛을 만든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백강혁(주지훈)과 계수정이 한 작품에서 만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SBS 금토드라마가 꾸준히 선보여온 '사이다물'의 문법을 메디컬 장르에 녹인 것도 초반 흥행에 힘을 보탰다.
'100일의 거짓말'은 1~2회부터 속도를 냈다. 미국으로 떠나기 위해 돈을 모으던 소매치기 이가경이 독립운동가들의 작전에 휘말리고 조선총독부까지 들어가게 되는 과정이 빠르게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로 변신한 진선규의 강렬한 일본어 연기와 함께 김현주(유소란 역)와 이무생(유필립 역)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그려낸 복잡한 인물 관계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tvN 20주년 특별기획'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압도적인 미장센과 시대극 특유의 분위기 그리고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빠른 전개감이 작품 초반의 강력한 흥행 동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분명한 숙제도 안고 있다. 우선 '닥터X'는 방송 직후부터 의학 고증 논란에 부딪혔다. 극적인 재미를 위해 현실성을 희생한 장면들을 두고 실제 의료진들의 지적이 이어졌고, 자문에 참여한 응급의학과 의사 겸 작가 남궁인 교수 역시 "의학적으로 틀린 부분이 나온다면 자문이랑 제작진이랑 싸우다가 자문이 패배한 걸로 보시면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100일의 거짓말'은 주인공 이가경의 호불호를 넘어야 한다. 1~2회에서 돈을 향한 집착과 거침없는 행동이 강조되면서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밉상으로 비치기도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조선총독부에 잠입해 밀정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만큼 본격적인 잠입 이후 이가경이 이 같은 첫인상을 어떻게 뒤집을지가 관건이다.
흥미롭게도 두 작품의 중심에는 긴 머리를 잘라내고 단발로 돌아온 김지원과 김유정이 있다. 다만 같은 단발이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김지원은 턱선 아래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단발에 별다른 컬을 넣지 않아 계수정의 거침없고 털털한 분위기를 살렸다. 김유정은 목선까지 내려오는 보브 형태의 단발에 앞머리를 정갈하게 넘기며 통역관으로 변신한 이가경의 세련된 모습과 특유의 발랄함을 함께 보여준다.
헤어스타일부터 장르, 캐릭터까지 닮은 듯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첫 주 숫자를 나란히 올린 가운데 각자의 약점까지 넘어 그 상승세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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